미국 CPI·중앙은행 결정을 앞두고 달러 보합세 유지

달러 및 주요 통화 동향

SINGAPORE/LONDON (로이터) – 달러화는 목요일 외환시장에서 보합권을 유지하며 거래됐다. 투자자들은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가늠하려 하고 있으며, 유로화 역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ank of America의 G10 FX 전략가 미할리스 루사키스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 CPI다. 시장은 연준 금리를 더 낮게 재평가할 근거를 찾고 있으며, 이는 달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사키스 전략가는 이어 “9월 회의에서 한 차례 인하가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고 연말까지는 거의 세 차례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준 금리가 추가로 얼마나 더 내려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하우스 뷰는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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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지수(DXY)는 0.1% 상승한 97.91을 기록해 주요 통화 대비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

전날 발표된 생산자물가(PPI) 예상 밖 하락은 다음 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PPI는 공장·도매 단계 물가를 뜻하며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인식된다. 앞서 화요일엔 미 노동부 고용 데이터 수정치가 발표돼, 3월까지 12개월 동안 고용이 종전 집계보다 91만 1,000명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표 둔화는 연준이 경기 둔화 신호에 더욱 주목하면서 완화 기조로 기울게 할 수 있다”는 해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ECB 통화정책회의와 유럽 정세

ECB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9225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륙 전역에서의 교역 둔화와 정치 불안이 겹치는 만큼, 정책기조는 매파에서 다소 비둘기로 이동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폴란드 정부가 전날 NATO 동맹국 항공기 지원 아래 자국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지정학적 긴장이 유로존 투자심리의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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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rzbank는 보고서에서 “이번 ECB 회의가 EUR/USD 변동성의 촉매가 되길 기대하는 것은 실망으로 끝날 수 있다”면서도, “만약 희망이 있다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인데, 그는 직전 두 차례 회견에서 예상보다 매파적(hawkish) 어조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2026년 6월 이전 ECB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조기 힌트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연준 금리 전망에 쏠린 시선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완화 기조로 전환한다는 전제 아래, “얼마나 많이” 인하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 16~17일 회의에서 50bp(0.50%p) 인하 확률은 8.9%이며, 25bp 인하는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둘러싼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 절차에 나서면서, 연준 인사 문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스티븐 미런 연준 이사 지명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지만, 다음 회의 전까지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통화별 반응

엔/달러 환율은 0.2% 오른 147.80엔을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일본 8월 기업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7%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됨을 시사했다.

호주 달러는 전날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원자재 가격(유가·금) 조정에 따라 0.1% 하락한 $0.66095로 내려앉았다.

역외 위안화는 달러당 7.1216위안으로 0.04% 강세를 보였다. 뉴질랜드 달러(키위)는 0.2% 떨어진 $0.59290, 파운드화는 0.1% 하락한 $1.35195에서 거래됐다.


전문가 설명: ‘점보’ 금리 인하와 CME FedWatch

기사에 등장하는 “점보(jumbo) 50bp 인하”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결정으로, 통상 25bp가 단위인 연준 행보에 비춰볼 때 이례적으로 큰 폭의 조치다.

CME FedWatch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방기금선물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금리 전망 확률을 산정해 제공하는 도구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각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동결·인상될 확률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해설 및 전망

현재 외환시장의 핵심 변수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연준·ECB의 시그널이다. 만약 이날 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랠리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이 ‘점진적·제한적 인하’로 선회하며 달러가 반등할 여지도 열려 있다.

ECB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로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목표가 아직 완전 달성되지 않았고, 독일·프랑스 경기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라가르드 총재의 언행이 시장 가격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CPI·PPI·고용지표가 달러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겠으나, 연준 인사 교체 문제와 미 대선 정치 리스크 또한 하반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일정 수준의 헤지 전략과 함께,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