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CPI 둔화 소식에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증시 주요 지수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24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79% 오른 5,490.32,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1% 상승한 38,412.5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1.04% 뛴 18,940.27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12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74%,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00% 각각 상승 마감했다.

2025년 10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물가 둔화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넓혀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월 CPI 헤드라인 지수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0.4%·3.1%)를 각각 0.1%포인트(p) 밑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0% 올라 예상(0.3%·3.1%)을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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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예상보다 완만하게 오르면서 Fed가 추가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다만 헤드라인·근원 CPI 모두 연준 목표치 2%를 여전히 웃돌고 있으며, 헤드라인(3.0% y/y)은 16개월래 최고 수준과 같아 인플레이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경계도 공존한다.


경기지표 혼조도 주목됐다. 10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 예비치는 52.2로 전월 대비 0.2p 상승하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예상 52.0). 같은 달 서비스 PMI는 55.2로 전월 대비 1.0p 상승, 예상치(53.5)보다 크게 개선됐다. 반면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10월 최종치)는 53.6으로 9월 대비 1.4p 하락, 예상(54.5)보다 부진했다.

정책·정치 변수도 있었다. 전일 늦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캐나다와의 무역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그 배경으로 온타리오 주정부가 내보낸 ‘반관세’ 광고가 자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광고에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자유무역 옹호 연설 영상이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광고가 미 대법원의 관세 관련 심리를 앞두고 여론을 호도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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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급심에서 ‘트럼프식 상호관세’는 긴급권 남용으로 위법 판결을 받은 상태다. 대법원이 이를 확정할 경우 이미 거둬들인 관세를 환급해야 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권한은 무역법상 근거가 확실한 범위로 제한될 전망이다. 이후 온타리오 주정부는 광고 중단을 발표했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준비될 때 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은 미·중 정상회담에 시선을 고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1일까지 합의가 없으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음 주 목요일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계기 회동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미국 정부 셧다운이 4주째 이어지며 투자심리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셧다운 탓에 실업수당 청구건수, 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지표 발표가 지연되고 있으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방 공무원 64만 명이 휴직할 경우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시장 베팅을 보여주는 연방기금선물(FFR) 차익거래에 따르면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97%로 높아졌다. 유로존의 10년물 독일 국채 금리는 2.626%(+4.3bp), 영국 길트 금리는 4.432%(+0.8bp)로 상승했다. 반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997%(-0.4bp)로 소폭 하락했다.


실적 시즌도 한창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85%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해 2021년 이후 최고 호실적 비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에 최저, 매출 증가율은 5.9%로 2분기(6.4%) 대비 둔화가 예상된다.

해외 증시도 강세였다. 범유럽 지수 유로스톡스50은 0.11%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0.71%, 일본 니케이225는 1.35% 상승 마감했다.


개별 종목 동향

이른바 ‘매그니피선트 7’ 대형 기술주 가운데 테슬라만 –3.4% 하락했고, 알파벳엔비디아는 2%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주도했는데, AMD가 7% 넘게 급등했고, 마이크론은 5% 이상 올랐다. 브로드컴, ARM, 램리서치는 2% 넘게 상승했으며, 인텔은 호실적과 공격적 매출 가이던스로 0.3% 강보합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1%, 이더리움이 2.7% 오르자 코인베이스는 JPMorgan이 투자의견을 ‘중립→비중확대’로 올렸다는 소식에 9% 급등했다. 라이엇 플랫폼스(+4.5%)와 마라홀딩스(+1.7%) 역시 강세였다.

전통 제조업체도 이목을 끌었다. 포드는 부품 공급업체 화재 여파에도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회복 기대를 밝히며 12% 이상 뛰었다. 반면 뉴몬트는 2026년 금 생산 전망이 2025년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밝히며 6% 넘게 하락했다. 데커스 아웃도어는 2026년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쳐 15% 급락했다.

이 밖에 케리지닥터페퍼(KDP), NXP반도체(NXPI) 등 30여 개 기업이 10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용어 풀이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소액 투자자를 위해 마련한 지수 선물로, 본래 계약 크기의 1/5~1/10 수준이어서 유동성이 높다. 근원 CPI는 물가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로서 기조 인플레이션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