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24일(현지시간) 물가 지표 완화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세를 타며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79% 오른 5,357.71포인트로, 나스닥 100 지수는 1.04% 상승한 19,036.4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1.01% 뛰며 40,389.60포인트에 마감했다.
2025년 10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0%로 집계되며 예상치(각각 0.4%, 3.1%)를 소폭 하회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근원 CPI(식료품·에너지 제외)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0%로 월가 컨센서스(0.3%, 3.1%)보다 낮았다.
다만 CPI 상승률 3.0%는 최근 16개월 내 최고 수준과 동일하며, 근원물가 역시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물가 상승세가 시장 추정치보다 둔화한 사실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지표 혼조…제조업·서비스 PMI 호조, 미시간대 소비심리 악화
S&P 글로벌이 발표한 10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2.2를 기록해 전월(52.0)과 시장 예상(52.0)을 모두 상회했다. 서비스업 PMI도 55.2로 전달 대비 1.0포인트 올랐으며, 시장이 예상한 53.5를 웃돌았다.PMI 50 이상은 경기 확장을 뜻한다.
반면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10월 최종치는 53.6으로, 예비치(54.0)와 시장 예상(54.5)을 동시에 하회해 소비심리 위축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對)캐나다 통상 협상 중단 선언
전날 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방영한 ‘反관세’ 광고가 문제라며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광고에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관세에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연설 장면이 등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광고가 “기만적”이라며, 11월 5일 미 연방대법원이 ‘상호 관세법(Reciprocal Tariffs)’ 합헌 여부를 심리하기 전에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하급심은 이미 트럼프식 관세가 비상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며 위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온타리오주는 이날 광고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준비되는 대로 협상에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美·中 정상 회동 및 정부 셧다운, 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1일까지 미·중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중(對中) 관세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다음 주 목요일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한편,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4주째 이어지며 고용, 소비, 경제지표 공백 등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약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실업수당 청구가 늘고,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한다.
FOMC 금리 전망 및 채권시장 동향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97%로 반영됐다. 국채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0.4bp 하락한 3.997%에 마감했고,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인 10년물 브레이크이븐(Breakeven) 인플레이션률도 2.298%로 0.6bp 낮아졌다.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률은 물가연동국채(TIPS)와 일반 국채 금리 차이로, 물가 기대치를 가늠하는 지표다.
유럽 채권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 독일 10년물 금리가 2.626%로 4.3bp, 영국 길트 10년물은 4.432%로 0.8bp 각각 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0월 30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시장스왑 기준 1% 수준이다.
주요 종목 움직임 – ‘매그니피센트 세븐’과 반도체주 강세
‘매그니피센트 세븐’(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 가운데 테슬라만 3.4% 떨어졌고, 나머지 6종목은 상승했다. 특히 알파벳과 엔비디아는 2% 넘게 올랐다.‘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시가총액 상위 빅테크 7개사를 지칭하는 애널리스트 용어다.
반도체 업종이 시장 랠리를 주도했다. AMD가 7% 이상 급등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5%대, 브로드컴·Arm홀딩스·램리서치도 2% 넘게 올랐다. 인텔은 분기 실적과 매출 가이던스가 호조를 보이면서 0.3% 상승했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비트코인(1%), 이더리움(2.7%) 동반 상승 덕에 강세를 보였다. 코인베이스는 JP모건의 투자의견 상향(중립 → 비중확대)으로 9% 급등했고, 라이어트플랫폼스와 마라홀딩스도 각각 4.5%, 1.7% 올랐다.
이 밖에 포드는 주요 부품 공급업체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을 딛고 실적 전망이 개선돼 12% 넘게 급등했다. 반면 뉴몬트는 2026년 금 생산량 전망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6% 넘게 하락했고, 데커스아웃도어 역시 2026 회계연도 순매출 전망이 실망을 안겨 15% 이상 급락했다.
실적 시즌 현황 및 향후 일정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85%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3분기 전체 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을 전망이며, 매출 증가율 역시 5.9%로 2분기(6.4%)보다 둔화할 것으로 추정된다.
10월 27일에는 휘슬풀, 뉴코어, 키어리그닥터페퍼, 웰타워 등 다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외 증시 및 결론
유럽 주식시장은 Euro Stoxx 50 지수가 소폭(0.11%) 올라 연동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71%), 일본 닛케이225(1.35%)도 상승 마감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CPI 둔화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모습이다.
결국 시장은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와 연준의 금리 결정, 미·중 정상회담, 정부 셧다운 장기화 여부를 핵심 변수로 주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완만한 물가·견고한 실적’이라는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 시나리오가 이어질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