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기존주택 판매 7개월 만에 최고치…완만한 모기지 금리 하락에도 회복세 제약

워싱턴발(Reuters)—미국 기존주택 판매가 9월 들어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과 고용시장 정체가 지속되면서, 모기지 금리 하락이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던 거래 회복세는 한계에 직면할 전망이다.

2025년 10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는 9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1.5% 증가한 연율 406만 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북동부·남부·서부가 증가한 반면 중서부는 감소했다.

“모기지 금리가 1년래 최저치로 내려왔음에도, 구매력 제약이 여전하다”고 산탄데르(Santander)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스탠리는 진단했다.

평균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프레디맥(Freddie Mac) 자료 기준 6.19%로, 올해 1월 7.04%에서 큰 폭 하락했다. 그럼에도 차입 수요는 주택 구매보다 재융자(refinancing) 거래로 몰리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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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 주도, 중·저가 거래는 부진

가격대별로 보면, 100만 달러 이상 주택 거래가 20.2% 급증했고, 75만~100만 달러 구간도 14.4% 늘어났다. 반면 $10만~$25만 구간은 6.0% 증가에 그쳤다. 이는 주식시장 강세로 자산이 늘어난 고소득층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주택 재고는 전년 대비 14.0% 늘어난 155만 채로 늘어났으나, 코로나19 이전(180만 채)보다 여전히 적다. 현재 판매 속도로 재고를 모두 소진하려면 4.6개월이 걸리며, 이는 작년 4.2개월 대비 늘어난 수준이지만 시장의 수급 균형으로 여겨지는 4~7개월 범위 안에 위치한다.

중간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2.1% 오른 41만5,200달러다. 거래물량이 상향 편중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재고 증가로 가격 협상 여지가 확대됐지만, 금리·고용 불확실성이 실수요층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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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고용 불투명성이 최대 변수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리드 이코노미스트 낸시 밴덴 하우턴은 “모기지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고 경제·노동시장이 안정세를 찾는 내년 초 이후에야 기존주택 판매가 확실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6년까지 점진적 회복을 예상했다.

주택 시장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지만, 소비 심리·고용·건설투자 등과 연계돼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최근 연준(Fed) 베이지북은 10월 6일까지의 경제 활동을 “거의 변동 없음”으로 평가했고, 노동 수요 역시 “대체로 완만”하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도 변수다. 홍수우려 지역에 필수적인 국가홍수보험프로그램(NFIP)이 중단되면서 일부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는 현지 중개사들의 지적이 나온다.


첫 주택구입자·현금거래 비중

첫 주택구입자 비중은 30%로 작년 26%에서 소폭 상승했으나, 부동산업계가 안정적 시장으로 판단하는 40%에는 못 미친다. 전체 거래 중 현금거래는 30%로 전년과 동일하다. 압류·법원경매 등 이른바 ‘디스트레스드 세일’은 2%로 변동이 없었다.

일부 저소득층 가계가 자동차 할부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등 소비·신용 부문에서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전문가들은 관련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기지·제도 용어 설명*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는 만기 30년 동안 금리가 고정된 장기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한다. 미국 주택 금융시장의 표준 상품으로, 금리 변화에 상관없이 상환액이 고정돼 있어 가계 재무계획이 용이하다.

베이지북(Beige Book)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연 8회 발표하는 지역별 경기동향 보고서로, 현장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수집한 정성적 데이터를 담는다. 공개 즉시 시장의 단기 경기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자료다.

정부 셧다운은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연방정부 기능이 일부 정지되는 상태를 뜻한다. 부동산 거래에서는 홍수보험, 세금 확인 등 필수 행정처리가 지연돼 클로징(거래 완료)이 늦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