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 동향] 10일(현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지수(DXY)는 전장 대비 -0.16% 하락해 104선 중반으로 물러섰다. 장 초반만 해도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확산돼 반락했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며 달러 매도세를 부추겼다. 특히 8월 P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2.6%에 그쳐 시장 예상치(3.3%)를 크게 밑돈 것이 결정적이었다.
PPI는 기업단 물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향후 소비자물가(CPI)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bp’(basis point)는 0.01%포인트를 의미하며, 25bp 인하는 정책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진다는 뜻이다.
■ 연내 최대 74bp 인하 베팅…FOMC 앞두고 달러 상단 눌려
파생상품시장(금리스왑)은 9월 16~17일 FOMC에서 최소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고, 동시에 14%의 확률로 -50bp 파격 인하까지 시사했다. 시장은 이어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추가 -25bp 인하 확률을 76%로 평가, 연말 기준금리를 현행 4.38%에서 3.64%로 0.74%포인트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달러의 추가 약세를 제한하는 변수도 존재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확대하는 가운데,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자 폴란드군이 이를 격추하면서 유럽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됐다. 이에 따라 장 초반 안전자산 달러 수요가 일시적으로 유입됐다.
■ 유로·엔 강세 전환…ECB·BOJ 정책 경로 차별화
유로/달러 환율(EUR/USD)은 처음엔 지정학적 우려로 밀렸다가, 달러 약세 전환에 힘입어 +0.15% 상승 마감했다. 시장은 ECB가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을 종료한 반면, Fed는 연내 세 차례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정책 괴리에 주목해 유로화에 지지력을 부여했다. 한편 12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0.07%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은행(BOJ) 내부에서 ‘경제 여건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 정계는 혼란스럽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사임과 중·참 양원에서 자민당이 과반을 잃은 결과가 발표되며, 재정 확장 가능성이 부상했다.
■ 귀금속, 사상 최고치 근접…중국 PBOC 10개월째 순매수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10.60달러(0.29%) 오른 2,070달러 선에 거래돼 전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장중 기준)에 바짝 다가섰다. 12월물 은 선물 또한 +1.04% 상승했다. 약달러 흐름과 유럽 지정학적 불안이 안전자산 선호를 재점화한 결과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PBOC)이 8월 금 보유량을 0.06백만 트로이온스 늘려 총 74.02백만 온스로 확대하면서, 10개월 연속 순매수 기록을 이어간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역시 꾸준히 유입 중이다.
■ 용어·배경 설명
• PPI(Producer Price Index) : 생산단계의 물가 상승률을 측정하는 지표로, 통상 1~3개월 뒤 소비자물가(CPI)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 미국의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체.
• bp(베이시스포인트) : 0.01%포인트. ‘25bp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와 동일한 의미다.
■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해외투자자의 달러 자산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준 이사인 리사 쿡을 해임하려 하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CEA)인 스티븐 미런이 직함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움직임이 불거져 외국계 자본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는 “미 달러는 여전히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구조적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향후 달러 방향성은 9월 FOMC 결과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메시지, 그리고 10월 회의 전 나올 고용·물가 지표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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