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소매판매 예상 웃돌아… 노동시장 둔화가 소비 전망 가려

워싱턴발(Reuters)미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하며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소비자들은 음식점·바를 비롯해 의류,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품목 지출을 늘렸지만, 노동시장 약화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이 향후 소비 모멘텀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3개월 연속의 견조한 판매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날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자 지출의 회복 탄력이 확인된 만큼 공격적 완화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미국 소비자는 여전히 양호한 심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기 측면에선 반가운 소식이지만, 연준이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내릴지에 대한 논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경제전략가


주요 수치와 세부 항목

주목

전년 동월 대비 소매판매 증가율은 5.0%로 집계됐다.
• 자동차 판매 영수증은 1.7% 상승했던 7월에 이어 8월에도 0.5% 올랐다. 이는 판매 물량 감소에도 차량 가격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온라인 판매는 개학 특수에 힘입어 2.0% 급증했으며, 의류 매출도 1.0% 늘었다.
• 반면 가구점 매출은 0.3% 줄었고, 주택 자재·정원용품 매장은 0.1% 증가에 그쳐 주택 관련 수요 회복세가 다소 미진함을 시사했다.

서비스 부문 지출도 견조했다. 음식점·바 매출은 0.7% 증가해, 소비자가 재cretionary spending(자발적 지출)을 유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외식 수요를 가계 재정 건전성의 선행지표로 본다.

코어 소매판매(core retail sales)¹는 자동차·가솔린·건축자재·외식 부문을 제외한 지표로, 국내총생산(GDP) 내 소비항목과 가장 밀접히 연동된다. 8월 해당 지표는 0.7% 올라 7월 0.5% 상승을 이어갔다.
1주요 변동성 품목을 제외함으로써 순수한 소비 추세를 확인하기 위한 통계다.


금리 전망과 시장 반응

주목

연준은 1월 일시 중단했던 완화 기조를 재개하며 이번 회의에서 0.25%p 인하할 가능성이 우세하다. 다만, 달러화는 이날 약세를 보였고, 미 국채 수익률은 상승해 채권시장이 연준의 이후 행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웰스파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샘 불러드는 “가계는 여전히 지출 여력이 있지만, 고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져 연말로 갈수록 소비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이라며, 단기간 내 과도한 정책 완화가 아닌 점진적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에서는 고용 창출 둔화실업률 상승 징후가 관찰된다. 뉴욕 연준의 가계조사 결과, 향후 1년 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4년 반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특히 저소득층과 Generation X(1965~1980년생)의 소비 여력이 약화되며, 임금 상승률도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속도로 둔화됐다.

은행업계 역시 유사한 신호를 포착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는 “임금 정체이직 프리미엄 축소가 젊은 층 소비 둔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배경 설명: ‘쿼터 퍼센트포인트’란?
쿼터 퍼센트포인트(quart​er-percentage-point)는 0.25%p를 뜻한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위다. 예컨대 기준금리가 5.50%에서 5.25%로 떨어지면 ‘쿼터 포인트 인하’라고 부른다.

종합 평가
8월 소매판매의 폭넓은 증가는 미국 경제체력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실질 구매력을 갉아먹는 물가 압력과 고용 둔화가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은 물가와 고용의 상충 신호 속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몇 개월 발표될 노동·물가지표가 연준의 추가 조정폭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