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생산자물가 예상 밖 하락…수요 둔화 신호

워싱턴발 ―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과 달리 후퇴하며 국내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감지됐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8월 최종수요 기준 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7월 0.7% 상승(수정치)에서 급반전한 수치로,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0.3%)를 크게 밑돌았다.

서비스 부문 물가가 0.2% 하락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무역 서비스(도·소매 마진)1.7% 급락했는데, 기계·자동차 도매 마진이 3.9% 감소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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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업체, 관세 부담 ‘흡수’ 정황

“최근 몇 달 동안 소매업체가 관세 부담을 흡수해 온 것으로 보인다.” ―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US 캐피털마켓 수석경제학자

스탠리 수석은 2분기 실적 발표와 각종 기업 실무 보고를 인용해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뤄 왔지만 앞으로 선택적으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무역·운송·보관을 제외한 서비스 가격은 0.3% 상승했고, 운송·보관 서비스는 0.9% 급등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 2.0%↑, 항공요금 1.0%↑, 호텔·모텔 0.9%↑, 치과 진료비 0.6%↑ 등이 눈에 띈다.


상품 물가 ‘보합’…식료품·커피·쇠고기 강세

상품 가격은 0.1% 상승하며 전월(0.6%↑) 대비 둔화됐다. 식료품 가격은 평균 0.1% 올랐는데, 달걀·신선 과일 가격 하락이 관세로 급등한 쇠고기·커피 가격을 일부 상쇄했다. 도매 쇠고기 6.0%↑(전년 대비 21.1%↑), 커피 6.9%↑(전년 대비 33.3%↑)가 대표적 사례다.

에너지 가격은 0.4%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상품 가격은 0.3% 상승해 전월(0.4%↑)보다 둔화됐다. 8월 PPI는 전년 대비 2.6% 상승해 7월(3.1%↑)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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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인하 ‘유력’…트럼프 “빅컷” 압박

조 바이든 대통령 이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SNS(Truth Social)에 인플레이션은 없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금 당장 큰 폭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파월 의장을 ‘너무 늦은(Too Late)’이라고 지칭했다.

월가에서는 9월 18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인하가 거의 확정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FWDBONDS의 크리스토퍼 럽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생산자 단계에서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맥박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며 “경기 둔화와 수요 약세가 물가를 억누르고 있어 금리 인하를 막을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약화·소비자물가 관전 포인트

경제학자들은 PPI 변동성이 높아 안심하기 이르다고 경고한다. 전미(전미) 주요은행인 Nationwide의 오렌 클라치킨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재고를 소진하고 관세 유예 조치가 끝나면서 하반기부터 관세 영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관심은 9월 11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이동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9%↑다. 근원 CPI는 두 달 연속 0.3% 상승이 예상되며, 전년 대비 3.1%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시장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3월까지 12개월간 고용추정치가 기존보다 91만1000명 적었다고 수정 발표했다. 앞서 8월 고용보고서에서도 고용 증가세가 거의 멈췄고, 6월에는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순감소가 확인됐다.

“연준은 악화되는 노동시장 때문에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 엘리자베스 판코티,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 정책·옹호 총괄


전문가 해설: PPI·CPI·관세, 왜 중요한가?

PPI(Producer Price Index)생산자 단계에서 거래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이는 기업 원가를 반영해 향후 소비자물가(CPI)에 1~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최종 상품·서비스 가격이다. 중앙은행은 CPI 흐름을 주시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 최근 미·중 무역분쟁 관세가 25% 수준으로 상향되며, 기업이 비용을 가격에 전가할지(인플레이션) 직접 부담할지(마진 축소)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이처럼 물가 지표·노동시장·관세가 서로 얽히며, 연준의 통화정책과 시장 변동성을 좌우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은 원가 구조수요 탄력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