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연준(Fed)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눌리며 약세를 보였다. 10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00)는 -0.16% 하락했다. 전일 대비 이 같은 하락세는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결과와 맞물려, 시장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장 초반 폴란드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산 드론을 폴란드군이 격추했다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가 유입되며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미국 채권 금리가 PPI 발표 이후 급락하면서 낙폭으로 전환됐다.
달러 하방 압력 요인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100% 확률로 25bp 인하, 14% 확률로 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스왑시장이란 파생상품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미래 정책금리를 거래하는 시장이다. 현재 스왑가격은 연말까지 연방기금금리가 현 4.38%에서 3.64%로 74bp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포한다. 이러한 기대는 달러 수익률 매력을 약화시켜 달러 매도 압력을 키운다.
연준 독립성 논란도 부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연준 이사)을 해임하려 한다는 보도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 몸담고 있는 스티븐 미런이 직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에 오르려 한다는 소식도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자산 보유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주요 통화 동향
EUR/USD는 장중 하락분을 되돌려 +0.15% 상승했다. 앞서 폴란드가 “침략 행위”로 규정한 드론 격추 소식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지만, ECB(유럽중앙은행)이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통화정책 차별화 인식이 지지력을 제공했다. USD/JPY는 -0.07%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이 BOJ(일본은행)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올해 추가 인상 가능”을 제시한 데다, 미 국채 금리 하락이 엔화 매수를 자극했다.
일본·프랑스 정치 변수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총선을 잇달아 패배하며 자민당이 참·중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상실,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8일 의회 불신임안 통과로 사임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두 나라의 정치 리스크는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 엔화·금 가격을 지지했다.
원자재 시장: 금·은 동반 강세
12월 인도분 금(GCZ2)은 +0.29% 오른 $10.60 상승했다. 이는 전일 세운 사상 최고치 바로 아래 수준이다. 은(SIZ2)도 +1.04% 급등했다. PBOC(중국인민은행)이 8월 금 보유량을 0.06백만온스 늘려 10개월 연속 매입한 사실이 가격에 추가 탄력을 줬다. 다만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의 상단은 제한됐다.
PPI란 무엇인가?
PPI(Producer Price Index,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이 재화·서비스를 생산하는 단계에서 책정되는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표다. 소비자 단계의 CPI보다 선행성이 있어, 연준 통화정책과 시장 금리 전망에 중요한 단서로 활용된다. 8월 미국 PPI는 전년동월 대비 2.6% 상승해 7월 3.1%보다 둔화됐으며, 시장 컨센서스(3.3%)도 크게 하회했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전망
필자는 이번 PPI 서프라이즈가 연준의 9월 인하를 거의 확정 지었고,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76%)까지 높였다고 판단한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4%대 고금리를 고집할 명분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달러 약세는 유로·엔 등 주요 통화가 각각 정치 리스크와 경제 모멘텀 둔화에 직면해 있어, 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달러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헤지 전략이 필요하다.
ETF 흐름
금 ETF 보유량은 화요일 기준 2.25년래 최고치로 증가했고, 은 ETF도 지난주 수요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연준·ECB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대비해 실물자산 비중을 높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 및 투자 체크포인트
8월 PPI 둔화, 연내 74bp 금리 인하 예상, 유럽 전선의 드론 사건, 미·일·프 정치 변수 등 복합적인 재료가 달러 약세·귀금속 강세라는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투자자는 안전자산 선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