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단독주택 착공·건축 허가 동반 감소…주택 재고 과잉고용 둔화 여파

[워싱턴] 미국 단독주택 시장이 다시 한 번 위축되는 징후가 나타났다. 8월 한 달 동안 단독주택 신규 착공건축 허가가 모두 줄어들면서, 주택 재고 과잉과 고용시장의 둔화가 맞물려 주택 경기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연방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은 8월 단독주택 착공 건수가 계절조정 연율 89만 호로 전월 대비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주택 착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로, 시장의 체감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 건축 허가 역시 전월 대비 2.2% 줄어든 85만6,000건(연율)으로 집계됐다. 건축 허가는 향후 3~6개월간의 실제 착공을 가늠하게 해주는 선행지표인 만큼,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급격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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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금리 하락에도 수요 회복 미미

모기지 금융기관 프레디맥(Freddie Mac) 자료에 따르면, 주택 구매 시 가장 많이 이용되는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11개월 만에 최저치인 6.35%까지 떨어졌다. 올해 1월 중순 7.04%를 기록했던 데 비하면 유의미한 하락세다.

그러나 금리 하락만으로는 주택 구매 심리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기업들의 고용 축소로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점이 구매 수요를 제약하는 모습이다.


노동시장 둔화와 주택 재고 과잉

올해 들어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눈에 띄게 감소했고, 실업률은 완만하게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 같은 고용 환경은 가계의 소득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어 주택 구입을 미루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시장에 쌓여 있는 미판매 신축주택 재고는 2007년 후반 수준까지 근접해 있다. 공급 과잉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사들은 가격 인하와 각종 인센티브 제공을 확대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주택 가격 전반의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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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심리와 가격 전략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전날 발표한 9월 주택시장지수(HMI)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의 현장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향후 6개월간 매출 전망 지수는 소폭 개선돼 “가격 할인 및 무이자 옵션”과 같은 공격적 판촉 전략이 통했다고 분석된다.

“재고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시기인 만큼 가격·금리 보조와 같은 인센티브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 NAHB 회원사 익명 인터뷰


전문가 해설: 용어와 배경

단독주택 착공(Single-Family Housing Starts)은 단독주택 건설을 위해 실제 공사가 시작된 건수로, 주택 공급의 직접적 지표다. 건축 허가(Building Permits)는 지방정부가 발급한 공사 허가로, 향후 공급 추이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는 미국 주택시장 표준 대출상품으로, 금리가 장기간 고정되는 대신 장기 경기 사이클 변화에 따라 수요가 크게 변동한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장기 고정금리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난다.

또한 재고 과잉은 주택 공급이 수요를 앞질러 미판매 물량이 누적되는 상황을 뜻한다. 이는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 주택 시장이 경험한 악순환의 전초 단계로 여겨진다.


시장 전망과 함의

전문가들은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주택시장 경기를 단기적으로 지지해줄 가능성은 있지만, 근본적 회복을 위해서는 고용 안정가계소득 증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여러 건설사는 향후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며 어려움을 예고했다.

결론적으로, 단독주택 착공과 건축 허가의 동반 감소는 주택 공급 과잉고용시장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향후 모기지 금리 추가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실질 수요가 동반되지 않는 한 주택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