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 다다른 가운데, 투자자들의 이목이 다음 주 발표될 미국 8월 고용보고서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interest rate cuts) 기대를 뒷받침할지, 혹은 제동을 걸지 가늠하는 핵심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2025년 8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7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급격히 강화됐다. 투자자들은 “노동시장이 식어도 완만한 금리 인하가 경기와 주가를 떠받칠 것”(Jack Janasiewicz, Natixis)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이 같은 기대는 올 4월 연저점 이후 S&P 500 지수를 약 10% 끌어올리며 미국 주식시장의 랠리를 견인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혜주 중심의 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9월은 S&P 500 역사상 평균 -0.8%로 가장 부진했던 달Stock Trader’s Almanac 자료이라는 계절적 부담이 남아 있어, 고용지표가 주요 변곡점으로 부상한 형국이다.
고용지표 관전 포인트
로이터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8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7만5,000명 증가가 예상된다. 직전치인 7월(7만3,000명)은 ‘서프라이즈’ 하회였을 뿐 아니라, 이전 두 달 수치도 대폭 하향 조정되며 노동시장 냉각 신호를 보냈다.
“실업률·시간당 임금 등 세부 지표 역시 ‘노동시장 둔화’ 메시지를 재확인할 것.” — Alex Grassino, Manulife 투자전략 책임자
Grassino 책임자는 “미 연준이 경기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한다”는 기존 기조에도 불구, 노동시장 리스크가 커지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이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노동시장 위험 증대’를 인정한 대목과 맥을 같이한다.
‘89%’로 굳어진 9월 인하 베팅
LSEG Fed funds futures(연방기금선물) 가격에 따르면,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확률이 89%로 높아졌다. Drew Matus(메트라이프)는 “보고서가 상당히 강력해야만 Fed가 인하 계획을 접을 텐데, 그 확률은 ‘pretty low’”라며 시장의 확신을 전했다.
향후 추가 완화 폭에 대한 시장 기대는 연말까지 총 55bp(두 차례+α) 인하로 형성돼 있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부진할 경우 인하 폭이 확대될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무난한’ 결과가 나오면 9월 한 차례 인하 후 속도 조절론이 힘을 얻을 수도 있다.
정치적 변수: ‘연준 독립성’ 논란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이사 Lisa Cook 해임을 추진하면서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 이슈가 재점화됐다. Cook 이사는 29일 소송을 제기하며 “대통령에게 나를 해임할 권한이 없다”고 맞섰다. 시장에서는 “정책 결정의 신뢰도 훼손” 우려와 함께 tail risk저확률·고충격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Grassino는 “연준이 당연히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채권·주식·달러 등 자산 전반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가격 반영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용어 풀이 및 투자 팁
Fed funds futures는 금리 선물 가운데 가장 대표적 지표로, 시장 참여자들이 연방기금금리(Fed의 기준금리) 향방을 베팅하는 상품이다. 선물가격을 역산하면 향후 회의별 금리 인상·인하 확률을 수치화할 수 있어, 월가에서 ‘사실상의 여론조사’로 통한다.
Stock Trader’s Almanac는 과거 70여 년 간의 미국 주식시장 데이터를 월·주·일 단위로 정리해 계절 효과를 분석한 참고서다. 특히 9월 약세와 ‘10월 변동성’ 등 월별 특수성을 직관적으로 제시해 트레이더들이 시장 심리를 점검할 때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보고서에 대해 “‘나쁜 뉴스는 좋은 뉴스’(Bad News is Good News) 논리가 재현될 수 있다”면서도, 실제 경기침체(recession)가 현실화될 경우엔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경고한다. 즉, 단기적 금리 인하 모멘텀이 장기적 경기 위험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 시각: 향후 시나리오
① ‘연착륙’ 시나리오: 고용이 완만하게 둔화되고 인플레이션도 점진적으로 안정된다면, Fed는 9월·12월 두 차례 인하 후 pause(동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S&P 500의 연말 5,500선 도달을 정당화할 수 있다.
② ‘경기 급랭’ 시나리오: 8월·9월 고용이 잇따라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Fed는 50bp 이상 ‘빅컷’을 단행할 수 있으나, 리스크 오프(Risk-off) 흐름이 강화돼 주가 급락이 우려된다.
③ ‘고용 반등’ 시나리오: 예상을 깨고 10만 명 이상 증가하면, 시장은 인하 기대를 급격히 후퇴시키며 장·단기 금리가 뛰고 기술주 중심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압력이 불거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원문(Reuters, Lewis Krauskopf)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핵심 수치·인용구를 그대로 번역·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