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 완만 상승…예상치 부합하며 연준 금리인하 기대 유지

NEW YORK—미국 소비자물가가 7월에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시장 전망과 대체로 일치했다. 이에 따라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6월(0.3% 상승)에 비해 둔화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상승해 6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은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8%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치는 예상치와 거의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核心)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을 보였다. 전년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3.1%로, 6월(2.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시장 반응

물가 지표 발표 직후 S&P 500 선물지수는 소폭 상승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77%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달러 인덱스는 0.1% 떨어진 98.406을 기록한 반면, 유로화는 달러당 1.1622달러로 0.1% 올랐다.


전문가 발언 및 해석

TOM PORCELLI · PGIM 수석 이코노미스트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결과다. 시장은 이를 Fed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것이다. 다만 관세 영향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Porcelli는 재고(인벤토리)가 완충 역할을 하면서 관세 인상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해 왔다고 덧붙였다.

ADAM SARHAN · 50 Park Investments CEO

“물가가 Fed의 목표치 2%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낮으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는 올해 말까지 누적 50bp(0.50%p) 인하를 예상하면서 고용지표가 추가로 약화될 경우 인하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GUY LEBAS · Janney Montgomery Scott 채권전략 책임자
Lebas는 관세 관련 품목—새 자동차·의류·레저용 제품—의 물가 상승이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지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굳혔다”고 평가했다.

SEEMA SHAH · Principal Asset Management 글로벌 전략가는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일부 전가되고 있으나 경고음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며, 재고가 소진되면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연준이 염두에 둘 것이라고 지적했다.

KARL SCHAMOTTA · Corpay 수석 시장전략가

“근원 인플레이션이 억제된 상태이므로 연준은 노동시장 둔화 조짐에 대응할 여력이 있다. 하지만 보호무역·이민 규제 강화로 향후 가격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ALEXANDRA WILSON-ELIZONDO · Goldman Sachs 자산운용 글로벌 공동CIO
그녀는 “재고 활용과 가격 전략으로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흡수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며, 이번 지표가 ‘보험성 인하’론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BEN LAIDLER · Bradesco BBI 주식전략 책임자
Laidler는 “헤드라인 수치는 안도감을 주지만, 근원 물가를 보면 연준 결정이 시장 기대만큼 확정적이지 않다”며 8월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UAN PEREZ · Monex USA 트레이딩 디렉터는 “시장 참여자들이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달러 약세를 언급했고, BRIAN JACOBSEN · Annex Wealth Management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효과는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라며 점진적 물가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용어 설명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재화·서비스 가격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근원 CPI는 계절·국제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 흐름을 보여준다.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bp)1bp = 0.01%p를 의미하며,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시할 때 사용된다.


종합 분석 및 전망

이번 7월 물가 지표는 ‘안도와 경계’라는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에 제공한다. 헤드라인 수치는 둔화 흐름을 유지해 통화정책 완화에 힘을 실었지만, 근원 물가가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면서 관세·공급망 불안이 서서히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은 여전히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나,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이 언급할 ‘데이터 의존적 접근(data-dependent)’ 원칙이 불확실성을 되살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기업들이 재고로 관세 충격을 흡수해 온 상황에서, 재고가 바닥나는 가을~연말 이후에는 가격 전가 압력이 본격화될 수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임금 상승·이민 규제가 비용 구조를 자극할 여지도 남아 있다.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에 근접한 상태를 유지하는 한, 물가·고용 데이터가 혼재된 신호를 낳을 가능성은 상당하다.

요약하면, 7월 CPI는 연준이 9월 ‘보험성’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을 제공했지만, 연말까지의 정책 경로는 관세 효과, 노동시장 둔화, 글로벌 성장 전망 등 복합 변수에 따라 재차 조정될 여지가 크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위험 선호 심리 회복에 안도하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