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큰 폭 상승…예상치 대폭 상회

【RTT뉴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Producer Price Index·PPI)가 월간 기준 0.9% 급등하며 시장 예상치(0.2%)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6월 수치가 보합(0.0%)에 머문 뒤 이뤄진 급격한 반등으로, 물가 압력이 생산 단계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서비스·상품 전반에 걸친 가격 상승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0.2% 상승을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이를 네 배 이상 상회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FOMC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가 다시 불확실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노동부는 “7월 PPI 급등의 주된 배경은 서비스 가격이 1.1% 뛰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소매 마진 등을 의미하는 무역 서비스가 2.0% 치솟았고, 운송·창고 서비스는 1.0%, 기타 서비스는 0.7% 상승했다. 상품 부문도 전월 0.3%에서 0.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가격이 1.4% 급등하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에너지 가격도 두 달 연속 0.9% 올랐다.

“이번 PPI 급등은 인플레이션의 불씨가 공급망 전반에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화요일 발표된 CPI가 비교적 온건했기 때문에, 시장이 기대하던 ‘9월 금리 인하 확실성’은 다소 희석될 수 있다.” — 크리스 자카렐리(Chris Zaccarelli) / 노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전년 동월 대비 PPI 상승률은 3.3%로, 6월(2.4%)보다 0.9%p 확대됐다. 애널리스트 컨센서스(2.5%)를 0.8%p 웃돈 결과다. 이는 6월 수치가 상향 수정(2.3%→2.4%)된 점을 감안해도 강력한 가속도다.

변동성이 큰 음식·에너지·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고, 전년 대비로는 2.8%%로 집계돼 각각 6월(0.0%, 2.5%)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이는 물가 압력이 특정 부문이 아닌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노동부가 이틀 전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시장 전망과 일치했고, 전년 대비 상승률도 2.7%로 전월과 같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 올라 예상 범위 안에 머물렀다. 즉, 생산 단계의 물가 급등이 소비 단계 물가로 아직 본격 전가되지 않은 모습이어서 시장은 향후 몇 달 간 CPI 추이를 면밀히 주시할 전망이다.

■ 용어 해설
PPI(Producer Price Index)는 기업이 재화·서비스를 생산해 판매할 때 받는 도매 단계 물가를 측정한다. 원자재·중간재·완제품 가격이 모두 포함돼 기업 수익성·가격 전가 여부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CPI(Consumer Price Index)는 일반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소매 단계 물가다. 중앙은행은 통상 CPI를 기준으로 물가 목표를 설정하지만, PPI 급등은 향후 CPI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시장·정책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연준(Fed)이 물가 잡기 위해 긴축 모드를 조기에 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FOMC 회의록에서도 “상당 기간 긴축 유지” 방침이 확인됐는데, 7월 PPI 발표로 해당 지침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단기 국채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기술주 조정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2023~2024년 공급망 병목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진정됐던 물가가 임금·서비스 비용을 매개로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한다. 특히 물류·운송 비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유통·전자상거래·외식업과 같은 소비재 업종의 영업마진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 종합 평가
결국 7월 PPI 깜짝 상승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낙관론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CPI와 달리 PPI는 선행성이 강하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재가열(reflation)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