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025년 6월 도매 재고(Wholesale Inventories) 잠정치가 전월 대비 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0.2% 상승 전망치를 소폭 밑도는 결과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표는 5월에 기록된 0.3% 하락 이후 반등이지만, 여전히 완만한 증가 폭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도매 재고 증감이 미국 공급망·소비 동향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세부 항목을 보면 내구재(durable goods) 재고와 비내구재(non-durable goods) 재고가 모두 0.1%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매 판매(Wholesale Sales)는 0.3% 늘어나 5월의 0.4% 감소를 만회했다. 내구재 판매는 0.5% 상승했고, 비내구재 판매는 0.1% 증가했다.
상무부는 도매업체 재고/판매 비율*이 5월과 동일한 1.3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고/판매 비율은 특정 시점의 재고가 해당 달 판매액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재고 회전속도 및 수요 강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재고 지표가 갖는 의미
도매 단계 재고 증감은 제조업 생산 조절, 운송·물류 흐름, 소매 업계 발주 전략 등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 재고가 과도하게 쌓이면 기업은 생산을 축소하고 할인 판매를 확대할 수 있으며, 반대로 재고가 부족하면 생산·물류를 서둘러야 해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이번 6월 수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고 증가 폭이 작다는 것은 기업들이 수요를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내구재·비내구재 동향 비교
내구재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기계, 가전 등 수명이 긴 상품을 의미하며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에 내구재 판매가 0.5% 늘어난 것은 2분기 후반 들어 기업과 소비자의 구매 심리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비내구재는 식품, 의약품, 석유·화학제품 등 소비 주기가 짧은 제품군이다. 비내구재 판매는 0.1% 증가하는 데 그쳐 필수재 위주의 안정적 수요가 유지됐음을 보여준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재고 증가세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3분기 초 경제활동이 급격히 과열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변동,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이 7~8월 재고 누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소매업체들은 연말 쇼핑 시즌에 대비해 9~10월부터 재고를 적극적으로 확충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두 달간 도매 재고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가 공급망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경로를 가늠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상무부 관계자는 “재고/판매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유통망 전반의 균형이 양호하다”면서도 “경기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므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축적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무역·환율 측면에서는 달러 강세가 수입 비용을 낮추면서 비내구재 재고 축적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대로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강달러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가 내구재 판매 전망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 시사점
경제 지표 해석 시에는 단일 월간 데이터보다 연속성·추세가 중요하다. 5월 감소 후 6월 미약한 반등이 나타난 점을 고려할 때, 향후 2~3개월간 도매 재고 흐름이 실물 경기 방향성과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중요한 입력값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8월 말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함께 7월 소매판매·생산자물가(PPI)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 재고 조정을 둘러싼 기업 심리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 2025 Nasdaq,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