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13개월 만에 최저치 기록

미국 주택금융 시장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1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는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모기지 업계를 대표하는 Mortgage Bankers Association(MBA)는 지난주(10월 24일 종료 기준) 30년 만기 고정형 모기지 계약금리가 전주 대비 0.07%p(7bp) 하락해 연 6.3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9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올해 1월 중순 이후 모기지 금리는 0.75%p 이상 급락했다. 기준점(bp, basis point)은 0.01%p를 의미하며, 7bp 하락은 0.07%p 하락과 같다. 단 위 수치는 계약 체결 시점에 적용되는 ‘컨트랙트 레이트’로, 실제 대출 실행 시 금리는 개인 신용도·다운페이먼트 규모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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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신청 활동도 동반 회복됐다. MBA가 집계한 주간 신청지수는 전주 대비 7.1% 상승한 338.7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재융자(refinance) 신청이 9.3% 늘었고, 주택 구입 목적의 신규 대출 신청은 4.5% 증가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같은 날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로 쏠린다. 투자자 다수는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연 3.75~4.00% 범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12월 연말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주 발표된 9월 CPI가 예상보다 적게 상승했고, 일부 연준 위원들은 노동시장의 둔화를 더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
— 로이터통신 분석

이에 따라 물가 측면의 부담이 완화되면서 금리 인하의 정당성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4월 초 이후 최저 수준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10년물 수익률은 모기지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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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해설
MBA(모기지은행가협회)는 미국 전역의 은행·저축기관·모기지 회사 등 2,200여 개 회원사를 대표하는 민간단체로, 주간·월간 신청 통계를 발표해 시장의 ‘온도계’ 역할을 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융시장에서 금리 변동 폭을 정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며 1bp=0.01%p, 100bp=1%p다. 따라서 7bp 하락은 0.07%p 감소를 뜻한다.

이번 모기지 금리 하락은 주택 구매 여력을 다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수요자에게 긍정적이다. 그러나 6%대 중반 수준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평균(3%대)보다 높아, 주택시장 전반의 거래 회복세가 본격화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경우 모기지 채권(MBS) 가격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반면 예금 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은행권 수익성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미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에서도 CPI 등 핵심 지표가 예정대로 공개되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다. 투자자들은 남은 연말 일정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노동시장 지표, 국채 수급 상황 등을 주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