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Reuters) — 2025년 2분기 미국 고용비용지수(Employment Cost Index·EC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전 분기 대비 0.9% 상승했다. 이는 1분기와 동일한 상승률이지만, 전문가 컨센서스(0.8%)를 웃도는 결과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통계국(BLS)의 발표 자료에서 ECI는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해 1분기(3.6%)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러한 수치는 고용시장의 완만한 냉각 국면에도 불구하고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ECI는 구성·직무 품질 변화를 보정하여 임금과 복리후생의 전반적 변동을 측정하는 가장 광범위한 지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정책결정자들은 이를 노동시장 슬랙(slack)과 근원 인플레이션의 선행 지표로 중시한다.
핵심 지표 및 세부 수치
• 임금·급여(Wages & Salaries): 분기 기준 +1.0% (1분기 +0.8%) / 전년 대비 +3.6%
• 민간부문 임금: 분기 +1.0% / 전년 대비 +3.5%
• 주ㆍ지방정부 임금: 분기 +0.9% / 전년 대비 +3.9%
• 복리후생(Benefits): 분기 +0.7% (1분기 +1.2%) / 전년 대비 +3.5%
한편, 6월 기준 구인·구직 비율은 1.06 대 1로 1월(1.33 대 1) 대비 완화됐다. 경영진이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 채용을 보수적으로 조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준 통화정책과의 연계
“노동시장은 균형에 있지만,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둔화되고 있어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 — 제롬 파월 Fed 의장
연준은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완화 압박을 거부했다. 2024년 세 차례 금리 인하 이후 시장은 추가 인하 기대를 키웠으나, 이번 지표는 임금 기반 인플레이션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문적 해설: ECI가 갖는 의미
ECI는 CPI(소비자물가지수)·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와 달리 임금 구조 변화까지 반영한다. 예컨대, 고임금 전문직 비중 상승이 평균 임금을 왜곡할 수 있는데, ECI는 이를 조정해 근원 임금 압력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이번 분기 민간·공공 부문 모두 임금 상승률이 확대된 반면, 복리후생 상승률은 둔화됐다. 이는 기업이 현금 보상을 높이는 대신 보험·연금 등 부가급여 인상을 억제하는 전략을 택했음을 시사한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임금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실제로 S&P 500과 나스닥 선물은 지표 발표 직후 소폭 약세로 전환됐다. 채권 시장 역시 2년물 국채금리가 단기적으로 3bp 상승하며 연준의 추가 동결 또는 재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다만, 노동 수요 둔화를 시사하는 구인·구직 비율 하락과 복리후생 상승률 감소는 임금 압력이 중장기적으로 완화될 여지를 남긴다. 9월 CPI 발표와 10월 고용보고서가 실질적인 정책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용어 풀이 및 추가 정보
1 Employment Cost Index(ECI):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지표로, 임금·급여와 복리후생의 변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2 Labor Market Slack: 잉여 노동력 수준. 실업률·임시직·비자발적 파트타임 등을 종합해 측정하며, 슬랙이 클수록 임금 상승 압력이 낮다.
3 Job Openings-to-Unemployed Ratio: 구인 수 대비 실업자 수를 나타낸다. 1 이상이면 일자리 초과, 1 미만이면 구직자 초과다.
종합하면, 2분기 ECI는 예상보다 강하지만 완만한 둔화 조짐도 함께 포착된다. 필자는 “임금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꺾이지 않는 이상, 연준이 급격한 완화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특히 서비스 가격이 고착화될 경우, 현재 4%대 중반인 정책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