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월 소매판매 보합…근원적 약화 징후 확산

미국의 12월 소매판매가 기대에 못 미쳐 보합세를 보였으며, 자동차와 고가품 중심의 지출 둔화로 인해 소비 및 경제의 성장 경로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6년 2월 1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의 센서스국은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변동 없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보도는 로이터의 루시아 무티카니(Lucia Mutikani)가 작성했다.

핵심 통계로는 11월의 0.6% 증가가 그대로 유지된 가운데,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설문조사 평균은 0.4% 증가를 예측했다는 점이 있다. 12월 소매판매는 연율 기준이 아닌 전월비로는 보합이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2.4% 증가했다. 또한 10월의 월간 소매판매는 당초 -0.1%에서 -0.2%로 하향 수정됐다.

“전반적으로 이전의 소비 강세 신호들이 약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침체적 소비자 심리지표와 하락하는 저축률과 일치한다”고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 토마스 라이언(Thomas Ryan)은 지적했다. “다만 더 큰 환급(리베이트) 수표 지급으로 인한 예상 부양책이 본격화되면 1분기 말 소비가 현재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다.”

데이터 세부 항목을 보면 자동차 대리점 매출은 0.2% 감소했다. 가구·주택용품 매장은 0.9% 감소, 전자·가전 매장은 0.4% 감소, 의류 매장은 0.7% 감소했다. 반면 건축자재·원예용품 매장은 1.2% 증가, 스포츠용품·취미·악기·서적 매장은 0.4% 증가했다. 온라인 소매는 0.1% 소폭 증가를 기록했고, 외식·음료업(보고서상의 유일한 서비스 항목)은 0.1% 감소했다.

센서스국은 지난해의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지연 때문에 일부 데이터 공개를 뒤처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번 달 판매 약세의 일부는 연말 시즌의 계절조정 문제에 기인했을 가능성도 지적되었다. 실제로 지난 해 발생한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은 통계 집계와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거론된다.

소득·저축·자산 측면의 불균형도 기사에서 강조된다. 고소득 가구들이 주식시장 랠리와 높은 주택 가격으로 자산 효과를 누리면서 소비를 지탱한 반면, 저소득 가구는 임금 상승 둔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축률은 11월에 3.5%로 떨어져 3년 저점을 기록했으며(10월의 3.7%에서 하락), 저축률은 2020년 4월의 최고 31.8%에서 크게 하락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핵심 소매판매(core retail sales)로 불리는 항목(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외식을 제외한 소매판매)은 12월에 0.1% 하락해 11월에 하향 수정된 0.2% 증가에서 악화됐다. 이 핵심 지표는 국내총생산(GDP)의 소비 부문과 가장 밀접하게 연동되는 지표다.

12월의 하락과 11월 수치의 하향 수정은 3분기 연율 3.5%의 급속한 소비 증가세에서 소비가 둔화했음을 시사한다. 연속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그 기간 경제 성장률 4.4%를 견인했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4분기 GDP가 연율 4.2%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미 정부는 다음 주에 지연된 4분기 예비치(advance estimate)를 발표할 예정이다.

임금과 노동비용 관련 지표도 둔화를 보였다.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임금 증가율이 4분기 동안 0.7%로 둔화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7~9월분인 3분기 0.8%보다 낮다. 12개월 기준 임금 상승률은 12월까지 3.3%로, 2021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비용지수(Employment Cost Index, ECI)는 노동비용의 포괄적 지표로서 구성과 직무 품질 변화를 보정하는 특성이 있다. ECI는 4분기에 0.7% 상승해 3분기의 0.8%에서 둔화됐고, 12개월 기준 노동비용 상승률은 12월까지 3.4%로 집계돼 9월까지의 3.5%에서 하락했다. 이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구인·구직 지표도 완만하게 약화됐다. 12월 기준으로 실업자 1명당 구인공석 수는 0.87로 11월의 0.89보다 낮아졌고, 이는 1년 전의 약 1.08에서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고용압력 완화는 임금 상승 압력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관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점도 기사에서 지적됐다.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노동비용의 둔화는 서비스 물가의 추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전망과 관련하여,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금리를 올해 상반기 동안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3.50%~3.75% 구간에 유지했다.


용어 설명

소매판매(Retail sales)는 유통업체를 통한 재화 판매액을 의미하며, 경기의 소비 측면을 직접 반영하는 지표다. 보고서의 소매판매는 물가변동(인플레이션)을 조정하지 않은 명목치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핵심 소매판매(core retail sales)는 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외식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지표로, GDP 소비 항목과 더 밀접하게 연동되어 경제의 기반 소비동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고용비용지수(ECI)는 임금과 복리후생 등 노동비용의 변화를 측정하는 광범위한 지표로, 구성 변화에 따른 왜곡을 보정하기 때문에 정책결정자들이 노동시장 완화 정도와 근원적 임금압력을 판단할 때 선호하는 지표다.

저축률은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 비율을 뜻하며, 저축률 하락은 소비가 소득이나 빚을 통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세는 수입상품 가격을 직접 끌어올려 소비자 물가에 상방 압력을 주는 요인이다.


전문가 분석 및 향후 영향(정책·시장·가계)

소비·GDP에 대한 영향: 12월의 소매판매 보합과 10월 수치의 하향 수정은 4분기 소비 둔화를 시사한다. 애틀랜타 연준의 4분기 GDP 추정치(연율 4.2%)와 정부의 예비치 발표를 앞두고 이번 소매지표는 성장률 상향 가능성을 재고하게 만든다. 핵심 소매판매의 감소는 GDP 내 소비 기여도가 3분기 수준을 이어받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물가 및 통화정책: 임금 상승률과 ECI의 둔화는 서비스 인플레이션 압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은 기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남아있어 연준의 딜레마를 야기한다. 다만 현재 시장과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은 연준이 금리를 상반기 내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재가속화하지 않는 한 유지될 전망이다.

가계 재정과 소비 패턴: 저축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는 주로 상위 소득층의 자산효과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는 소비 회복의 지속 가능성이 제한적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부의 환급(리베이트) 수표와 세금 환급은 단기적으로 소비를 끌어올릴 수 있어 1분기 말 소비가 강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반응: 소매판매의 부진과 임금·비용지표의 둔화는 주식시장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어 금리 민감 섹터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를 뒷받침해 장기금리 하향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


결론로, 2026년 12월의 소매판매 보합과 관련 지표들의 하향 조정은 소비 둔화 신호를 강화한다. 임금과 노동비용의 추가 둔화는 서비스 물가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으나, 관세 등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요인은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연준은 이러한 상충하는 신호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재정적 환급과 자산효과에 의해 소비가 지탱될 수 있으나 중기적으론 더 넓은 계층으로의 소득 회복 없이는 소비 회복의 강도와 지속성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문: Lucia Mutikani, Reuters. 데이터: 미 상무부 산하 센서스국, 미국 노동통계국(BLS),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발표 자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