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략 포커스] 미·중 관계의 긴장과 잠재적 무역 전쟁이 중국 외 희토류(稀土類) 광산·정련 기업에게 드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캐나다계 리서치 하우스인 BCA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희토류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미국 업체들이 생산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창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2025년 11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Irene Tunkel 수석전략가를 포함한 BCA 애널리스트들은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여전히 미국 희토류 섹터에 대해 ‘bullish’하다”며 장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반도체, 풍력터빈, 가전제품, 군사 장비 등 첨단 제조업 전반에서 필수적인 17개 금속 원소를 통칭한다.
※대표적으로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합금은 영구자석의 핵심 소재이며,디스프로슘·테르븀은 고온 환경에서도 자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광범위한 활용처 때문에 공급 차질은 산업 생태계 전반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전 세계 광산 생산량의 약 70%, 정련·가공 물량의 90% 이상을 담당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왔다. 반면 미국 내 가동 중인 상업용 희토류 광산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Mountain Pass) 한 곳뿐이다. 이 불균형 구조가 베이징에 전략적 레버리지를 제공해 왔다.
실제 2024년 중반 중국 정부는 자국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시사해 워싱턴을 압박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0%대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하며 맞대응했고, 세계 금융시장은 즉각 리스크 오프 모드로 전환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하순 정상 통화를 통해 고율 관세 유예 및 희토류 수출 완화에 합의하면서 시장의 불안은 일단락됐다. 그 영향으로 10월 말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Critical Metals, MP Materials, USA Rare Earth 등 미국 희토류 관련주의 차익실현 매물이 11월 초 대거 출회됐다.
단기 조정 VS 장기 기회
BCA리서치는 “단기 주가 조정은 예상된 숨 고르기에 불과하다”며 다음 세 가지 동인을 제시했다. ① 미·중 공급망 디커플링 가속 ② 미국 정부의 광물 자립도 제고 정책 ③ 구조적 수요 증가다. 보고서는 “정부 보조금·세액공제·방위산업 수요 확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미국 기업의 밸류에이션 신고점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시설 확충은 장기전이며 막대한 자본 및 환경 인허가라는 난관이 존재하지만, 정책 지원이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를 간파하고 있다.” — BCA 보고서 중
BCA는 투자 전략으로 “분산형 바스켓 접근“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 광산 개발사와 정련·합금 업체를 혼합 편입할 것을 제안했다.
희토류란 무엇인가? — 기초 개념 정리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주기율표 57번(란타넘)부터 71번(루테튬)까지 란탄족(Lanthanide) 15개 원소와 스칸듐·이트륨을 합쳐 총 17개를 지칭한다. 이름과 달리 지각 내 함량은 적지 않으나, 경제성을 갖춘 고농도 광상을 찾기가 어려워 ‘희귀’하다고 불린다. 전량을 분리·정제하려면 복잡한 화학 공정과 고비용 폐수·방사능 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이 공급 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기반 영구자석은 전기차·드론·로봇의 모터 경량화를 실현하며, 갈륨·인듐 등과 조합해 컴파운드 반도체 효율을 높인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어뢰·미사일 유도·스텔스 전투기 레이더 등에 필수다. 따라서 희토류 공급이 흔들리면 대체 불가성 때문에 단가가 급등하게 된다.
전문가 시각 — 기자는 이렇게 본다
첫째, 미·중 패권 경쟁이 기술 분야로 확산되는 한 ‘자원 안보’ 이슈는 구조적이다. 미국이 2024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배터리·반도체 공급망을 자국·우방 중심으로 재편한 데 이어, 국방물자생산법(DPA)으로 희토류 채굴·가공 시설에도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MP Materials는 이미 마운틴패스 광산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며, 2026년까지 NdPr 산화물 연 1만 톤 체제를 목표로 한다. 이는 글로벌 영구자석용 수요의 약 15%에 해당한다. 시장 예상치에 따르면 동사의 EBITDA는 2025년 8억 달러, 2027년 13억 달러로 고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셋째, 민간 자본도 움직이고 있다. 벤처캐피털·사모펀드가 광산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투입되며, 장기적으로는 북미·호주·유럽에서 고순도 분리정련(Separation & Refining) 허브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장기간 중국 독점을 깨뜨릴 첫 시도로 평가된다.
넷째, 변동성도 간과할 수 없다. 희토류 가격은 정책·재고·신규 프로젝트 가동 시점에 따라 급등락한다. 따라서 현물 가격 지표와 마진 스프레드를 꾸준히 관찰하며 분할 매수·매도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개인투자자가 미국 상장 희토류 기업에 접근할 때는 환율 리스크·정치적 규제 등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희토류 테마 ETF 등 간접 투자 수단으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BCA리서치는 희토류 섹터를 ‘전략적 장기 베팅’으로 규정하며 미국 업체들의 밸류체인 내재화 노력이 새로운 밸류에이션 고점을 창출할 것이라 내다봤다. 보고서는 “주가가 조정받을 때마다 분산 매수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