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심 광물·소재 공급망 육성 위해 10억 달러 지원책 발표

[워싱턴]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도널드 트럼프 행정부핵심 광물·소재(critical minerals and materials) 부문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10억 달러의 자금을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자금은 미국 내 채굴·정제·제조 전 과정을 포함한 공급망 전 단계를 대상으로 한다. 에너지부는 조만간 ‘Notice of Funding Opportunity(자금지원 안내문)’를 발행해 ▲광산 개발 ▲정련·가공 ▲배터리 등 첨단제품 제조 기술의 상용화 및 확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성명에 따르면, 해당 자금은 기존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넘어 실제 생산설비를 짓고 운영하는 데까지 투입된다.

“미국 경제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핵심 광물 확보가 필수”

라는 점이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핵심 광물이란 무엇인가

핵심 광물’은 희토류·리튬·코발트·니켈·망간 같이 군사·첨단산업·재생에너지 설비에 없어서는 안 될 원재료를 일컫는다. 공급국이 제한적이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 일시적인 차질만으로도 글로벌 가치사슬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초래한다.

현재 미국은 리튬과 코발트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EV(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대중국 의존도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 조치는 “소재 안보(material security)”를 강화하겠다는 정부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산업계 및 시장 영향

석유·가스 산업과 달리 광물 공급망은 평균 7~10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10억 달러는 전체 프로젝트 규모에 비춰보면 ‘첫 삽’ 수준이지만, 연방 정부 자금이란 점에서 민간 투자 유인 효과가 크다. 실제로 미 의회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배터리 핵심 소재에 최대 10%의 세액공제를 제공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1는 “정부 지원이 발표된 당일 희토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2.8% 상승했다”라고 전했다비공식 집계. 다만 실제 광산이 가동되기까지는 환경 인허가, 지역사회 협의 등에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전문가 진단

로버트 위도머 조지타운대 국제안보연구소 연구원은 “신성장 산업의 ‘병목(bottleneck)’을 풀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면서 “호주는 리튬, 칠레는 구리·망간 등 자원 부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환경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는 최근 성명을 통해 “채굴 확대는 필연적 환경훼손을 동반한다”며 환경 영향 평가 강화와 재활용 기술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부 관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조금 지급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향후 일정 및 전망

자금 지원 안내문은 이르면 9월 초 공개될 예정이며, 신청 기업·기관은 45일 이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선정 결과는 2026년 1분기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방부, 상무부와의 교차 지원도 논의되고 있어 실제 지원 규모는 1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세계 각국이 지정학적 공급망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EU는 지난 3월 ‘Critical Raw Materials Act’를 발표했으며, 일본 역시 2024년부터 희소 금속 자급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자원 패권 경쟁이 기술 패권과 직결되는 시대”라며 장기적 산업 전략 수립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부가 정보

1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배터리 원자재 전문 리서치 기관.

비공식 집계: 증권사·거래소 실시간 데이터를 합산한 수치로, 최종 마감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