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 뉴욕—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산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데 대해 “NATO 영토의 모든 1인치2.54cm를 지켜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도로시 셰이 미국 유엔대사 직무대행은 15개 이사국이 참석한 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미국은 이처럼 심각한 공역 침해 앞에서 NATO 동맹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이 대사 발언은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 드론 사건이 실수였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뒤 동맹국들의 우려를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이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폭격이 오히려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선의로 중재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동맹국 영공 침범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심각한 무례이자 도발이다.” — 도로시 셰이 대사
폴란드, NATO 첫 실사격…“실수가 아니다”
폴란드군은 10일(현지 시각) 자국 영공에 진입한 드론 여러 대를 공중 격추했다. 이는 NATO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처음으로 실제 무력 대응에 나선 사례다. 마르친 보사츠키 폴란드 외교부 국무장관은 안보리에서 러시아어가 표기된 파편 사진을 제시하며 “절대 실수가 아니며, 폴란드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슬로베니아의 사무엘 즈보가르 유엔대사 역시 “여러 대의 드론이 폴란드 내륙 깊숙이 들어온 상황을 우발적 침범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거들었다.
러시아의 반박 및 ‘물리적 불가능’ 주장
반면 바실리 네벤자야 러시아 유엔대사는 “공격 당시 자국군의 목표지점에 폴란드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드론 사거리가 최대 700km에 불과해 폴란드까지 도달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폴란드가 긴장 완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러시아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서방 43개국 공동성명
미국은 영국·프랑스 등 서방 42개국과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행위를 국제법 및 유엔 헌장 위반으로 규정했다. 성명은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추가 도발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해당 성명은 안보리 회의 직전 보사츠키 장관이 낭독했다.
전문가 해설: NATO·안보리란 무엇인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1949년 창설된 집단안보 동맹으로, 한 회원국이 공격받을 경우 모두가 방어에 나선다는 집단방위 5조를 핵심으로 한다. 미국·폴란드·슬로베니아 등 31개국이 가입돼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책임지는 15개 이사국(상임 5, 비상임 10)으로 구성된다. 상임이사국인 미국·러시아는 거부권을 보유해 결의안 채택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장·안보 파장 및 전망
안보리 회의 직후 국제 원유·곡물 시장은 변동성을 키웠다. 러시아산 에너지를 공급받는 유럽 내 불확실성 확대가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NATO 조약 5조 발동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 전역의 지정학 리스크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미국과 폴란드가 모두 ‘보복 공격’ 대신 외교적 메시지 강화에 집중하면서, 당장 전면적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폴란드·러시아 간 직통 채널 개설 여부와 미국 대선 정국 속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전략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키워드 및 관련 용어
드론(무인기)은 원격 조종 또는 자율비행이 가능한 항공기로, 정찰·공격 양면에서 활용된다. 사거리는 무기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거리를 의미하며, 700km는 서울-부산(약 325km)의 두 배 이상 거리다.
사드(THAAD), 아이언돔 등 방공 시스템은 드론·탄도미사일 등 공중 위협을 요격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번 폴란드 사례는 동유럽 방공 체계 개선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NATO와 러시아 간 ‘레드라인’을 시험하는 중대 변수로 평가된다. 안보리와 NATO의 대응 수위가 향후 동유럽 안보 지형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