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물 천연가스 선물(NGU24)이 5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0.090달러(+4.42%) 급등하며 3개월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이번 상승은 전일 장중 기록한 근월물 3개월 최저가를 딛고 나온 것이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중부와 남부 지역의 기온이 8월 4~8일 사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Commodity Weather Group(CWG)의 최신 예보에 반응해 매도 포지션을 급히 청산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전력회사들이 천연가스 발전소 가동률을 높이게 되고, 이에 따라 천연가스 수요도 동반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4주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는 소식도 미국 시장에 연쇄적인 매수세를 유도했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가스 수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격에 선반영하며,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출채널 확대 가능성에 베팅했다.
■ BNEF 기준 미국 가스 생산·수요 동향
“하루 생산량 103.4억 입방피트(bcf)는 전년 대비 2.8% 증가, 하루 수요 81.3억 입방피트는 10.6% 증가” — BloombergNEF 2025.08.05
미 본토(48개 주) 건식(dry) 가스 생산량은 하루 103.4억 입방피트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가스 수요는 하루 81.3억 입방피트로 10.6% 급증해 생산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LNG 수출 터미널 순유입량도 전주 대비 1.3% 늘어난 12.8억 입방피트를 기록했다.
■ 전력 수요 지표가 뜻하는 바
Edison Electric Institute(EEI)는 7월 20일로 끝난 주간 미국 총 전력 생산량이 97,296GWh로 전년 대비 1.93% 증가했다고 밝혔다. 52주 누적 기준 전력 생산량은 4,150,953GWh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27% 늘었다. GWh(기가와트시)는 전력을 1시간 동안 사용했을 때의 총량을 의미하며, 이처럼 전력 생산이 증가하면 가스 발전 비중이 큰 미국의 특성상 천연가스 수요가 동반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 EIA 재고 및 유럽 저장률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7월 19일 종료 주간에 발표한 가스 재고는 22억 입방피트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1억 입방피트를 웃돌았다. 다만 5년 평균 증분(31억 입방피트)보다는 적어 가스 저장 속도가 둔화된 모습이다. 재고 총량은 전년 대비 8.2%, 5년 평균 대비 16.4%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공급이 여전히 넉넉함을 시사한다. 같은 시점(7월 28일) 유럽 가스 저장률은 84%로 5년 평균 75%를 크게 상회했다.
■ 시추 리그 카운트: 공급 여건의 또 다른 변수
Baker Hughes가 7월 26일 마감 주에 발표한 미국 천연가스 시추 리그 수는 전주 대비 2기 줄어든 101기였다. 이는 6월 28일 기록한 97기(2년 9개월 만의 최저치)보다는 높지만, 2022년 9월 고점 166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팬데믹 당시인 2020년 7월 기록했던 68기보다는 회복됐으나, 에너지 기업들이 투자 지출을 신중히 조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용어 한눈에 보기
Nymex — 미국 뉴욕상업거래소로, 원유·가스 등 에너지 선물 거래의 중심지다.
BNEF — BloombergNEF의 약자로, 신재생·에너지 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리서치 기관이다.
EIA — 미국 에너지정보청으로, 주간 재고·수요·생산 통계를 공개한다.
bcf — billion cubic feet, 10억 입방피트 단위의 천연가스 부피.
GWh — gigawatt hour, 1GW 전력을 1시간 동안 사용했을 때의 에너지량.
■ 기자의 시각
단기적으로는 냉방 수요 급증과 유럽 가스 시장의 긴장감이 가격 상승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평균을 웃도는 재고량과 시추 리그 수 감소라는 상반된 신호가 혼재해, 가격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8월 중순 이후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경우, 매도세가 재차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엘니뇨 등 기후 변동성이 커지면 전력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돼 추가 랠리의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점 역시 유념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미국 LNG 수출 인프라 확충, 유럽·아시아 겨울철 수요 전망, 그리고 연준의 금리 경로에 따른 달러 가치 변화 등이 중장기 가격경로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