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트럼프 행정명령으로 401(k)·403(b) 등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 사모주식·사모대출·부동산·암호화폐 등 사모자산(Private Assets) 편입 길 열림
- 2025년 말~2026년 초 첫 시범 상품 출시 전망… 2030년 401(k) 자산의 5∼7% 유입 가능성
- 수수료·유동성·공시·수탁자 책임 문제와 함께 거대 자본의 부익부 양극화 심화 우려
- 장기적으로 미국 자본시장 구조·가계 포트폴리오·연기금 리스크관리·벤처·부동산·디파이 생태계까지 광범위한 재편
1. 제도 변화 개요와 역사적 맥락
2025년 8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4288)은 노동부(DOL)에게 “퇴직연금 수탁자가 사모자산·디지털자산을 신중한 투자 믹스로 편입할 수 있는 구체 가이드라인을 180일 내 제시하라”고 명했다. 이는 2020년 6월 노동부 정보서한(Information Letter·PE 편입 허용)과 2022년 3월 암호화폐 지침(Compliance Assistance Release 2022-01·사실상 제동)을 모두 사실상 무력화하고 상위 법령격 대통령령으로 재규정했다.
미 401(k) 제도(1978 탄생)는 45년간 상장 주식·채권·MMF·ETF·TDF 위주로 안정적 자산배분을 해 왔다. 이번 결정은 1981년 MMF 허용, 1993년 ETF 편입 이후 ‘세 번째 대형 자산군 확장’으로 평가된다.
2. 수치로 본 시장 규모·편입 잠재력
구분 | 2025 1Q 잔고(달러) | 전체 퇴직연금 비중 |
---|---|---|
401(k) | 9.1조 | 21% |
IRA | 12.9조 | 30% |
DB·공적연기금 | 14.4조 | 34% |
기타(403b 등) | 6.2조 | 15% |
만약 401(k) 자산의 5%가 사모·암호화폐로 이동하면 초기 수요만 4,500억 달러. 2035년엔 복리 유입으로 1.2조 달러가량 신규 자금이 대체투자 시장으로 흘러들 전망이다.
3. 이해관계자별 장·단기 이익·리스크 분석
3-1. 근로자(가입자)
- 장점: (1) 사모프리미엄·유동성 프리미엄 수취→포트폴리오 효율성 ↑ (2) 디지털자산의 고성장 베타 확보 (3) 경기순환과 무관한 분산 효과
- 단점: (1) 평균 총보수 0.26%→최대 3%+까지 비용 급등 (2) 현금화 지연·장외평가 리스크 (3) 정보 비대칭·교육 부족으로 행동편향 확대
3-2. 고용주(플랜 스폰서)
- 혜택: 인재 확보(福利 경쟁력), 매칭비용 대비 고수익 기대
- 위험: 수탁자 소송 증가·규제 불확실·감독 비용
3-3. 운용사·레코드키퍼
- 수수료 기반 매출 급증, 사모·크립토 전용 펀드 출시 경쟁
- IT·리스크시스템 대규모 업그레이드 필요(가상자산 커스터디·블록체인 실시간 NAV 등)
3-4. 자본시장·실물경제
- 스타트업·부동산·인프라 투자환경 개선→생산적 자본공급
- 반면 가격 거품·자산 불평등 심화 가능성 → 정치·사회 파열음
4. 4단계 도입 로드맵 전망(2025~2030)
- 법령정비(‘25 4Q): DOL 최종 규정, SEC·FINRA 공시포맷 확정, IRS 세제지침 개정
- 시범 상품(‘26 1Q): 타깃데이트펀드(TDF)+사모주식 10% ‘슬라이스’ 형태, 거대 운용사 5곳 출시
- 세컨더리 시장·평가모델 구축(‘26~‘28): 프라이빗마켓 지수화, 주간 단위 NAV 공개, 암호화폐 ETF 포트 내 편입
- 메인스트림 확장(‘29~‘30): 가입자 직접선택 창구(브로커리지 윈도) 개설,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맞춤 비중 조정
5. 장기 거시경제·금융시장 파급 효과
① 사모시장 가격 변동성 ↑
현행 Dry Powder(사모펀드 미집행 자금)는 2.8조 달러. 여기에 401(k) 유입이 겹치면 딜 경쟁 격화 → 진입가격 상승·수익률 저하. 장기적으로 고평가 조정과 중형·니치 펀드 양극화 예상.
② 채권·공모주 수요 변화
전통 60/40 포트에서 “55/30/15(주식/채권/대체)” 구조로 이동. 결과적으로 장기 국채 매입 수요 감소 가능성 → 10년물 금리 상방 압력.
③ 디지털자산 제도권 안착 가속
퇴직연금 → 은행 신탁 → 보험일반계정으로 확산시 가상자산 변동성 지수(VIX-Crypto) 3년 내 30% 축소 전망.
④ 부동산·인프라 경기 부양
TIAA·씨브이알 등 대체 부동산 펀드가 퇴직연금 전용 클래스 신설 → 에너지전환·물류창고·데이터센터 자본 조달 비용 ↓.
6. 규제·감독 과제
- ① 총보수 상한제 검토: TDF 내부 대체비중 상한 15%, 총보수 1% 이하 권고
- ② 스트레스 테스트 의무화: 사모평가모델·루나급(-99%) 크립토 붕괴 시나리오 포함
- ③ 교육모듈·블루렌드가이드: ‘5분 영상+인터랙티브리스크퀴즈’ 이수 뒤 투자 가능
- ④ AML·KYC 강화: 가상자산 → 체인분석(체이널리시스 등) API 연동 의무
7. 국제 비교: 호주·캐나다·한국
호주 수퍼애뉴에이션은 2023년부터 사모주식 6%, 인프라 8% 편입해 연 8.5% 수익률, 변동성 6.2%. 캐나다 CPPIB는 대체비중 51%로 전 세계 최고. 한국 DC·IRP는 원리금보장 78% 편중. 미국 모델 확산 시 글로벌 규제 벤치마크 재편될 전망.
8. 결론 및 전문적 통찰
퇴직연금 세계 최대 시장이 ‘사모+크립토’로 물꼬를 트면 ① 기관자금 유입→유동성·거버넌스 개선 ② 자산군별 상관관계 재조정→전통 밸류에이션 모델 재검토 ③ 소비자 교육·규제 혁신 촉구라는 ‘3중 충격’이 뒤따를 것이다.
저자는 “2025~2035는 퇴직연금 자산배분 패러다임 대전환기”로 규정한다. 호황기엔 대체자산이 수익률을 견인하겠지만, 거품 붕괴 시 고용주·플랜스폰서·가입자·정부 모두가 시험대에 오른다. 투명성·비용 상한·리스크 교육—세 축을 선제적으로 설계해야 ‘미국판 연금 개미지옥’을 피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조치는 “퇴직연금=국가 경쟁력”이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국부(國富)를 키울 장기자본 풀을 열어젖힌 것이며, 이는 달러 기축·월가 헤게모니를 한층 공고히 할 것이다. 세계 투자자·정책당국은 이 거대한 실험의 성공·실패 시나리오 모두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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