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가 관세 충격에 아시아 증시 하락…고용지표에 시선 집중

【시드니=스텔라 큐 기자】 아시아 주요 증시가 1일 하락세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수십 개국·지역에 대한 미국 수입품에 최고 41%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다, 이날 밤(한국시간)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가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부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인도산 제품에 25%, 대만산 20%, 태국산 19%, 한국산 15%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또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포함되지 않는 캐나다산 제품의 관세율을 종전 25%에서 35%로 올렸으며, 멕시코에는 90일간 유예 기간을 주고 광범위한 무역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잇따라 타결된 무역 합의가 관세 충격을 일정 부분 완충했다”며 IG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이캄워(Tony Sycamore)는 “4월의 불의타에 비해 시장은 이번에는 관세 수준이 시간이 지나면서 재협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지수 동향

MSCI 아태지수(일본 제외)는 0.4% 하락해 이번 주 누적 낙폭이 1.5%로 확대됐다. 한국 코스피는 1.6% 급락했고, 일본 니케이는 0.6% 떨어졌다. 유럽 EUROSTOXX 50 선물은 0.5% 내렸고, 미국 나스닥·S&P500 선물도 각각 0.5%, 0.3% 약세를 보였다.

기업 실적

장 마감 후 발표된 아마존(Amazon)의 실적은 시장 기대를 밑돌아 시간외에서 6.6% 급락했다. 반면 애플(Apple)은 고객들이 관세 인상을 피하려 조기에 아이폰을 구매한 영향으로 6월 분기 매출이 견조해, 향후 매출 전망치를 월가 추정치보다 높게 제시했다. 애플 주가는 시간외에서 2.4% 상승했다.

경제 지표·연준

전날 뉴욕증시는 장중 반등을 지키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관세 여파로 상승, 물가압력 확대 우려가 커졌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노동시장 안정성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은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39%로 반영했는데, 이는 FOMC가 금리를 동결한 7월 31일 이전 65%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시장 관심은 이제 같은 날 발표될 7월 비농업부문 고용(NFP)으로 쏠린다. 전망치는 11만 명 증가,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예상치를 웃도는 고용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후퇴할 전망이다.


외환시장

달러 인덱스는 미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2.4% 올라 100을 기록, 2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2022년 말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캐나다 달러는 관세 직격탄에도 이미 주간 1% 떨어진 데 그쳤고, 엔화는 달러당 150.7엔까지 밀리며 3월 말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앞서 일본은행(BOJ)은 금리를 동결하고 근접기대 인플레이션을 상향조정했지만,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다소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을 내놨다는 평가다.

채권·원자재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 2bp 하락 후 이날 1bp 반등해 4.374%를 나타냈다. 유가(WTI)는 배럴당 69.36달러, 브렌트유는 71.84달러로 각 0.1%, 0.2% 소폭 반등했으며,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3,288달러에서 보합세를 유지했다.


용어 해설

Fed funds futures(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FOMC 회의에서 결정될 정책금리를 예상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금리 인하·인상 기대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CME FedWatch는 이 선물가격을 기반으로 금리 변동 확률을 계산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Treasuries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통칭하며, 국제 금융시장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진다.

전문가 시각

본 기자는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비둘기파 전환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달러 강세·신흥시장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EU·일본·한국과 관세 일부를 재협상한 전례를 감안하면, 관세율은 협상 국면에서 단계적으로 낮아질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