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0월물 천연가스 선물(티커: NGV25)이 11일(현지시간) -0.095달러(-3.14%) 급락하며 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예상치를 웃돈 재고 증가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9월 5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천연가스 재고가 71억입방피트(bcf)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68억입방피트와 5년 평균 증가량 56억입방피트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재고 증가는 곧장 가격에 반영됐다. 10월물은 장중 한때 지난주 고점 대비 3% 이상 밀리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단기 낙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상 예보 기업 바이살라(Vaisala)는 9월 16~20일 동안 미국 동부 지역의 기온 전망이 상향 조정됐으며, 9월 21~25일에도 전국적으로 평년 이상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냉방용 전력 수요가 늘어 천연가스 연료발전 수요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 확대는 가격의 구조적 하방 요인으로 지목된다. EIA는 9일 단기 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미국 천연가스 일평균 생산량 추정치를 1.06억입방피트에서 1.0663억입방피트로 0.2% 상향했다. 미 본토(하부 48개주) 드라이가스※1 생산량은 11일 기준 1.073억입방피트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해 사실상 사상 최고치 부근이다.
블룸버그NEF(BNEF) 집계에 따르면 같은 날 본토 가스 수요는 7,170만입방피트(-1.2% y/y), 미 LNG 수출터미널로 흘러간 순수송량은 1,460만입방피트(-3.9% w/w)였다. 수요 성장세가 생산 증가를 전부 흡수하지 못하면서 재고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력 측면에서는 버팀목도 존재한다. 에디슨일렉트릭연구소(EEI)는 9월 6일로 끝난 주간 미국 본토 전력 생산이 8만3,003GWh로 전년 대비 1.03% 늘었다고 밝혔다. 52주 누적으로는 2.97% 증가한 4,264,559GWh다. 전력 수요 성장은 곧 천연가스 발전 가동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1 드라이가스(dry gas): 천연가스에서 응축수·액화가스(LPG) 등을 제거한 뒤 남는 순수 메탄 기반 가스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해 발전·난방 등에 사용한다.
국제 공급 상황도 주목된다. 9월 9일 기준 유럽 천연가스 비축률은 80%로, 5년 평균치인 86%에 못 미쳤다. 그러나 미국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6% 높은 수준을 유지해 글로벌 공급망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와 달리 리그(시추설비) 수는 감소세다. 베이커휴스는 9월 5일 마감 주간 미국 가스 시추리그가 118기로 한 주 전보다 1기 줄었다고 밝혔다. 8월 1일 기록한 2년 최고치 124기와 비교하면 다소 조정된 상태지만, 작년 9월 94기와 견주면 여전히 25% 이상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재고 증가는 분명 하락 요인이지만 폭염 지속과 전력 수요 증대, 그리고 글로벌 LNG 수급 변수 등은 단기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다만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는 한, 가격은 3달러/MMBtu 언저리의 중장기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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