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선물 9개월 만에 최저…기온 하락 전망이 냉방 수요 압박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천연가스 선물(NGU25)은 22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4.53% 급락한 -0.128달러에 마감하며 최근월물 기준 9.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전역의 기온 둔화 전망이 에어컨 가동 시간을 줄여 단기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평가했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민간 기상 분석업체 Atmospheric G2는 8월 27~31일 동안 동부·남부 지역, 9월 1~5일 중부 지역의 예보가 기존보다 한층 ‘더 서늘하게’ 수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력 부문의 냉방 수요를 직접적으로 감소시켜 천연가스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운 요소로 해석된다.

여름철 동력인 냉방 수요가 꺾이면, 천연가스 선물은 되돌림 없이 빠르게 지지선을 하향 돌파할 수 있다”라고 시카고 소재 파생상품 중개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공급 측면: 생산량 사상 최대권, EIA 전망도 상향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19일 단기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미국 건식(dry) 가스 생산 전망치를 7월치 대비 0.5% 상향한 하루 1억 644만 ft³(106.44 bcf)로 조정했다. 2026년 전망 역시 0.7% 올린 1억 609만 ft³로 제시했다. 실제로 벙커유·가스 시추 전문업체 베이커휴즈주간 리그 카운트에서도 가스 리그는 122기로, 8월 1일 기록한 2년 내 최고치(124기) 수준을 거의 유지하고 있다.

또한 블룸버그NEF(BNEF) 자료에 따르면, 22일 기준 미국 하부 48개 주의 건식 가스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하루 1억 8백 40억 ft³(108.4 bcf)를 기록했다. 같은 날 내수 가스 수요는 9.8% 늘어난 77.9 bcf, LNG 수출 터미널을 향한 순유입량은 주간 기준 0.4% 증가한 15.7 bcf로 집계됐다.


수요 측면: 전력 부문 반짝 호조에도 날씨 변수 ‘우세’

미국전력협회(Edison Electric Institute·EEI)는 8월 16일까지 한 주간 전력 생산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99,160 GWh라고 발표했다. 52주 누적 생산은 4,264,139 GWh로 2.7% 늘었다. 한편 21일 발표된 EIA 주간 재고 보고서에서는 8월 15일 기준 가스 재고가 130억 ft³(13 bcf) 증가해 시장 예상치(18 bcf)를 하회했다. 이는 5년 평균 증가분(35 bcf)보다도 훨씬 적은 수치로, 일시적 수급 타이트닝 신호로 해석돼 가격 하락을 일부 완충했다.

다만 절대 재고량은 여전히 5년 평균 대비 5.8% 높아 ‘공급 여유’가 남아 있다는 점이 중·장기 약세 재료로 남는다. 유럽연합(EU) 연합 저장 시설의 충전률도 8월 19일 기준 74%로, 5년 평균(82%)보다 낮지만 여전히 역사적 평균 이상 수준이다.


전문가 해설: 단위와 지표 이해하기

Bcf/day(billion cubic feet per day)는 하루 10억 입방피트 단위로, 한국이 통상 사용하는 ㎥(세제곱미터)와 달리 미국 가스 산업에서 표준적으로 쓰인다. Nymex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산하의 선물 거래 플랫폼으로, 천연가스뿐 아니라 원유·금속 등 다양한 상품 선물을 상장한다. 건식 가스(dry gas)는 수분과 불순물을 제거한 가스를 뜻하며, 발전·산업용으로 바로 투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급을 가늠하는 핵심 생산 지표로 활용된다.


에디터 시각: ‘날씨 프리미엄’ 고갈 국면

기상 지표가 ‘라니냐→중립’으로 전환되면서 북미 하계 평균 기온은 7월 고점을 지나 주간 단위로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냉방 수요의 추가 반등 가능성이 제한되는 반면, 생산량은 연중 내내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 선물 곡선의 콘탱고(장기물 고평가) 확대를 예상한다.

다만 재고 비축 시즌(9~10월) 이후 동절기 히팅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가격 변동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스프레드 헤지옵션 전략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향후 체크 포인트

1) EIA 주간 재고(매주 목) 2) NOAA 계절 기온 전망(매월 셋째 주) 3) LNG 수출 허가 및 터미널 가동률 변동 4) 베이커휴즈 주간 리그 카운트(매주 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표들은 천연가스 가격의 단기 추세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는 자료 제공 및 학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