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선물가, 한파 예보와 생산 증가 우려에 2.75개월 만에 급락

뉴욕상품거래소(Nymex) 8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NGQ25)이 2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175달러(-5.38%) 하락하며 2.7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낙폭은 미국 전역에 대한 기온 하향 조정생산 확대 기대가 맞물리며 전력용 수요 둔화를 자극한 결과다.

민간 기상정보업체 애트머스피어릭 G2(Atmospheric G2)는 8월 2~6일 미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 전망이 종전 대비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빠른 냉각은 에어컨 가동률을 떨어뜨려 가스화력 발전소의 연료 수요를 감소시킬 것”

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생산 증가·시추 장비 확대로 공급 압력 가중

가스 값 하락의 또 다른 축은 공급 측면이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3일 기준 미국 하부 48개 주(Lower-48) 건식 천연가스 일일 생산량은 1억 880만입방피트(bcf)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같은 날 가스 수요는 7천950만bcf(-4.2% y/y)에 그쳤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전망도 비교적 견조하다. BNEF는 미 전역 LNG 터미널로 향한 순유입량이 주간 기준 1% 증가한 1천500만bcf로 추정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국내 초과 공급이 수출 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베이커휴스(Baker Hughes)가 18일 마감 주간 집계한 미국 천연가스 시추 장비(rig) 수는 9기 늘어난 117기로, 17개월래 최고치다. 이는 2024년 9월 기록했던 4년 저점(94기) 대비 뚜렷한 반등을 시사한다.


전력 수요는 증가세…그러나 가격 방어엔 역부족

수요 측 지표도 혼재돼 있다. 미국 에디슨 일렉트릭 인스티튜트(EEI)는 7월 13~19일 하부 48개 주 전력 생산량이 9만9,373GWh로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52주 누적 전력 생산량은 4,251,059GWh로 2.4% 증가했다.

통상 전력 생산 증가는 가스화력 발전 연료 수요를 동반하지만, 이번 주 기온 하향 조정의 영향은 전력 수요 증가폭을 상쇄할 정도로 컸다.


EIA 재고 발표 앞두고 시장 관망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18일 마감 주간 천연가스 재고가 27bcf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5년 평균 증가폭(30bcf)보다 소폭 낮지만, 예상치를 웃돌 경우 추가 약세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팽배하다.

직전주(7월 11일 종료) 재고는 46bcf 늘어 시장 컨센서스(45bcf)와 5년 평균(41bcf)을 모두 상회했다. 이에 따라 미국 가스 재고는 전년 대비 4.9% 감소했으나, 5년 평균보다는 6.2% 많아 공급 여유를 시사했다.


유럽 재고 상황 및 국제 시황

한편 7월 21일 기준 유럽 가스 저장고 충전률은 65%로, 5년 평균(74%)을 밑돌았다. 그러나 여름철 수요가 비교적 완만한 점을 고려하면 즉각적 수급 불안으로 직결되진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에 따라 강세를 보였으나, 가스 시장은 기후·공급 변수가 지배하며 동반 강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용어·지표 해설

건식 천연가스(Dry Gas)란 메탄 중심의 가스를 말하며, 천연가스액(NGL)이나 응축수 제거 후 판매 가능한 가스를 뜻한다.
bcf(billion cubic feet)는 10억입방피트로, 약 2,831만㎥에 해당한다.
GWh는 기가와트시로, 10억와트를 1시간 동안 생산할 때의 전력량이다.
Rig Count는 시추 장비 가동 수를 의미하며, 향후 생산 여력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전망 및 기자 시각

이번 주와 다음 주 시장 초점은 무엇보다 EIA 주간 재고장기 기상예보다. 만일 예상보다 적은 재고 증가와 더운 날씨 재차 전망이 겹칠 경우, 하락 추세의 속도가 완화될 수 있지만 생산·시추 확대가 구조적 공급 과잉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중기적 가격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또한 미국 내 LNG 수출 인프라 증설이 실질 수요로 이어지기까지는 건설·인허가 지연 위험이 상존한다. 투자자라면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선물·옵션을 활용한 위험 관리가 요구된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