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선물시장] 9월 인도분 Nymex 천연가스 선물은 4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151달러(-4.90%) 하락한 2.933달러/mmBtu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3개월 반 만의 최저치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1 최근 가격 급락의 직접적 배경은 미국 내 생산량 증가와 수급 완화 기대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주간 리그 카운트에 따르면 8월 1일 기준 가동 중인 천연가스 시추 장비는 124기로, 2년 만에 가장 많다.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한 4년래 최저치 94기에서 10개월 사이 30기(약 32%)가 늘어난 수치다.
생산·수요 지표를 살펴보면 Lower-48(미 본토 48개 주)의 8월 4일 기준 드라이 가스(dry gas) 생산은 일일 108.1bcf(십억 입방피트)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반면 동일 지역 가스 수요는 74.2bcf로 1년 전보다 8% 줄었다.
이처럼 ‘생산 ↑·수요 ↓’ 구조가 심화되면서 가격에 하방 압력이 가중됐다.
LNG(액화천연가스) 수출은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미 연안 LNG 터미널로 흘러들어간 순가스 물량은 15.3bcf로 전주 대비 6.8% 늘었다. 그러나 내수 수급 완화 속도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상 변수 역시 부정적이다. 민간 예보업체 Atmospheric G2는 9일~13일 미 중서부와 동부 지역 기온 전망이 평년 대비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력회사들이 냉방용 전력을 위해 소모하는 가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전력 부문에서는 아직 긍정적 신호도 관측된다. 에디슨 전기연구소(EEI) 자료에 따르면 7월 26일로 끝난 주간 미 본토 전력 생산량은 98,772GWh로 전년 대비 8.1% 늘었다. 52주 누적 전력 생산 역시 2.7% 증가했는데, 전문가들은 “혹서가 반짝 등장할 경우 가스 수요가 재차 확대될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EIA(미 에너지정보청)의 8월 1일자 주간 재고 보고서는 공급 과잉 우려를 더욱 키웠다. 7월 25일 기준 가스 재고는 전주보다 48bcf 늘어나 시장 예상치(41bcf)와 5년 평균(24bcf)을 모두 상회했다. 현재 재고는 전년 대비 3.9% 낮지만, 5년 평균보다는 6.7% 많아 ‘여유 있는 비축 수준’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 저장고도 7월 30일 기준 68%가 채워져 5년 평균치(76%)엔 못 미치지만 계절적으론 무난한 수준이다.
용어 설명
• 드라이 가스(dry gas)는 생산 과정에서 습기가 제거돼 바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가스를 뜻한다.
• 리그(Rig) 카운트란 현장에서 실제로 굴착 작업을 수행 중인 시추 장비 수를 집계한 지표로, 향후 생산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 BNEF는 블룸버그가 운영하는 에너지·원자재 전문 리서치 기관이며, EEI는 미국 내 200개 이상의 전력회사가 회원사로 참여하는 산업협회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생산 여력이 계속 확대되는 반면 냉방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은 2.8달러/mmBtu 선까지 재차 테스트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특히 베이커휴즈 리그 카운트가 2년 내 최고치를 경신한 점은 ▲시추 장비·인력 확보가 수월해졌다는 의미이자 ▲생산업체가 현 가격대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2.9달러대부터는 발전·산업용 연료 전환 수요가 늘어나 가격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제시한다. 국내외 원자재 펀드 운용사들은 하반기 북반구 겨울 수요와 지정학적 변수(수에즈 운하·파나마 운하 통행 상황 등)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 시장을 지배하는 키워드는 ‘공급 증가’와 ‘냉방 수요 둔화’다. 단기적으로 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지만, 재고 및 생산·수출 동향과 기상 변수를 면밀히 관찰하며 변동성 관리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