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가격, 한파 예보·생산 증가로 3개월 만에 최저치 기록

뉴욕상업거래소(NYMEX) 8월물 천연가스 선물(NGQ25)이 -3.92% 하락하며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다. 이번 급락은 미국 동부 지역의 기온 하락 전망공급 증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민간 기상예측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8월 2~6일 미국 동부 절반 지역의 기온 전망을 기존보다 낮게 조정했다. 전력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냉방용 전력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 회사들의 가스 연료 수요 감소가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천연가스 가격에 압력을 가한 또 다른 요인은 생산 확대다. 석유서비스회사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7월 25일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가스 시추 장비(리그) 가동 수는 전주 대비 5기 증가한 122기로, 약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NEF(BNEF) 자료에 따르면 같은 날 미국 하부 48개 주의 건식(dry) 가스 생산량은 일 1,086억 입방피트(bcf/day)로 전년 대비 4.1% 늘었다. 같은 기간 가스 수요는 828억 입방피트로 11.5% 증가했으며, 미 LNG 수출 터미널 순유입량은 전주 대비 1.9% 늘어난 150억 입방피트로 집계됐다.

가스 수요 측면에선 긍정적인 지표도 관측된다. 미국 에디슨전기연구소(EEI)는 7월 19일 종료 주간 미국(하부 48주) 전력 생산량이 전년 동주 대비 2.1% 증가한 9만 9,373GWh라고 밝혔다. 최근 52주 누계 생산량도 2.4% 증가해 4,251,059GWh를 기록했다.

EEI 통계는 산업·상업·가정용 전력 소비 추이를 반영하며, 가스화력 발전 비중이 높은 미국 전력 구조상 천연가스 수요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한편 EIA(미 에너지정보청)이 7월 24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7월 18일 종료 주간 가스 재고는 230억 입방피트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70억 입방피트)와 5년 평균(300억 입방피트)을 모두 하회한 수치다. 같은 기준 재고는 전년 대비 4.8% 감소했으나, 5년 평균 대비로는 5.9% 높아 공급 여유가 유지되고 있다.

유럽 가스 시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7월 22일 기준 유럽 지하저장시설 충전률은 66%로, 5년 평균치 74%에 못 미친다. 한여름임에도 비축률이 낮아지면 가을 이후 유럽발 수입 수요가 재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해설: 단위·용어
bcf/day는 ‘billion cubic feet per day’, 즉 하루 10억 입방피트 단위 생산·소비량을 뜻한다.
GWh는 전력량 단위로, 10억 와트시(gigawatt hour)를 의미한다.
Dry Gas는 수분·액체 탄화수소가 제거된 순수 메탄 위주의 가스를 말한다.

기자 분석: 최근 냉방 수요 둔화와 시추 리그 증가로 가격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으나, ① 여름철 태풍·허리케인에 따른 LNG 수출 차질, ② 예기치 못한 폭염 재발, ③ 유럽 비축률 저조 등 복합 변수가 존재한다. 특히 미국 내 재고가 5년 평균을 상회하는 가운데도 전력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은 하반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기상 데이터와 시추 리그 추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베이커휴즈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개월간 천연가스 리그 수는 2024년 9월 기록한 4년 만의 최저치(94기)에서 꾸준히 늘어났다. 이는 셰일 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헤인스빌·마셀러스 지역에서 생산성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결론적으로, 단기 가격 흐름은 ‘기온·생산·재고’ 세 축의 힘겨루기 속에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2025년 겨울 전력 피크 시즌과 유럽 동절기 난방 수요를 감안할 때, 하반기에는 공급 여력에 대한 시장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