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가격, 생산 확대·기온 하락 전망에 3.5개월 만에 최저치 급락

뉴욕상업거래소(NYMEX) 9월물 천연가스 선물(NGU25) 가격이 4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151달러(-4.90%) 하락하며 3.5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향후 추가 상승 기대까지 겹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 분석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가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8월 1일 기준 미국 내 가스 시추 장비 가동수는 전주 대비 2기 늘어난 124기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시추 리그 증가가 공급 능력 확대로 직결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곧 중·장기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근 일기예보가 미국 중부와 동부 지역의 8월 9~13일 평균 기온 하락을 예고하면서, 냉방 수요 감소 전망도 가격 약세에 가세했다.


주요 지표 및 수급 동향

로어 48(lower-48) 주 기준 건식 가스(dry gas) 생산량이 108.1억 입방피트/일(bcf/day)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 블룸버그NEF(BNEF) 8월 4일 자료

같은 날 가스 수요는 74.2억 입방피트/일로 작년보다 8.0% 줄었다. 다만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터미널 순유입은 15.3억 입방피트/일을 기록, 전주 대비 6.8% 늘어나며 수출 부문이 꾸준히 견조함을 시사했다.

전력 수요 측면에서는 에디슨일렉트릭연구소(EEI)가 7월 26일 종료 주간 미국(로어 48주) 전력 생산이 98,772GWh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고 집계했다. 1년 누적(52주) 전력 생산도 4,258,448GWh로 2.7% 증가해 천연가스 발전 수요를 일정 부분 뒷받침하고 있다.


EIA 재고 지표의 영향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7월 25일 기준 주간 천연가스 재고가 48억 입방피트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1억 입방피트)와 과거 5년 평균(+24억 입방피트)을 모두 웃도는 증가폭이다. 해당 지표는 공급이 수요를 상회함을 드러내며 가격 약세에 또 하나의 근거를 제공했다.

특히 재고는 전년 대비 3.9% 낮지만 5년 평균 대비로는 6.7% 많은 수준이어서 계절적 공급 여유가 확인된다. 유럽 가스 저장고 또한 7월 30일 기준 충전률이 68%로 동일 기간 평균 76%에 비해 낮아졌으나, 아직 동절기 이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재고도 절대 부족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시추 리그와 중장기 공급 전망

최근 10개월 동안 미 가스 시추 리그 수는 2024년 9월 기록했던 4년 만의 최저치(94기)에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124기로 올라선 현재 수준은 코로나19 이후 침체를 딛고 본격적인 공급 사이클 재개를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리그 수 증가는 생산량 전환까지 평균 6~9개월 시차가 있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하반기 혹은 2026년 초 공급이 더 늘어날 경우, 가격은 ‘높은 재고+증산’이라는 이중 압박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용어·배경 설명

건식 가스(Dry Gas)는 생산 과정에서 액체 탄화수소(예: 천연가스액)나 물이 이미 제거된, 거의 순수한 메탄으로 구성된 가스를 의미한다. 전력 발전 및 가정·산업 연료로 바로 활용되며, 가격 지표로 자주 사용된다.

bcf(billion cubic feet)10억 입방피트를 뜻하며, 천연가스 시장에서 거래·재고·생산량 단위로 표기된다. 미국은 일일 생산·수요 데이터를 bcf/day 형태로 공표한다.

LNG 순유입(Net Flow)은 액화천연가스가 액체 상태로 수출 터미널에 들어와 기체로 재기화된 후 파이프라인으로 내보낸 순량을 뜻한다. 수출 물량 전망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 냉방 수요 둔화와 높은 재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추 리그 증가에 따른 공급 확대를 동시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단기 매매 중심의 트레이더는 기상전망·주간 EIA 재고·베이커휴즈 리그 리포트를 촘촘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장기 수급 균형 측면에서는 미국의 LNG 수출 능력 확대와 유럽·아시아 겨울철 난방 수요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될 경우, 현재 과잉으로 보이는 미국 내 공급도 단기간에 흡수될 수 있어 시나리오별 대응이 요구된다.


NYMEX(뉴욕상업거래소) 천연가스 선물은 북미 천연가스 현물 가격의 대표적 벤치마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