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표 호조로 달러 강세 지속…시장, PCE 물가지표에 시선 집중

달러 강세와 연준 통화정책

도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달러화는 26일(현지시간)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강세를 이어갔다. 전일 발표된 미국 국내총생산(GDP)·실업수당 청구·내구재 주문·도매재고 지표가 일제히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안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완화 가능성이 약화된 영향이다.

2025년 9월 2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의 움직임을 가리키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0.6% 급등한 뒤 98.473선에서 보합을 유지하며 3주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주 누적 상승률은 0.8%에 이른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9.81엔에 거래되며 8주 만의 고점 부근에서 등락했다. 장중 150엔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 가능성도 재차 부상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유로당 1.1665달러로 전일 대비 0.6% 밀리며 약세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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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표가 던진 함의

미 상무부는 2분기 미국 GDP 성장률을 연율 3.8%로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잠정치 3.3%는 물론,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수정 없음)도 웃도는 수치다. 또 9월 셋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8월 내구재 주문, 도매재고 역시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진정시켰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10월 25bp(0.25%포인트) 추가 인하 확률을 87.7%로 하향 조정했다. 전일 90~92%에서 소폭 축소된 수치다.

“이 정도 숫자가 나오면 ‘급할 것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라고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 수석 전략가 개빈 프렌드가 전했다.


PCE 물가지표에 쏠린 눈

시장 관심은 이제 26일 발표 예정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이동했다. PCE는 연준이 물가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8월 PCE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2%)를 여전히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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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Z은행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반시 마다바니는 “연준 위원이 인플레이션 고착을 우려하는 시점에서, 이번 수치는 ‘물가 압력이 여전함’을 확인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연준은 25bp씩 점진적 완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日 물가·통화정책 동향

통화 긴축 사이클에 접어든 일본은행(BOJ)도 주목받고 있다. 이날 발표된 9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근원 CPI)는 전년 대비 2%를 상회해 목표를 웃돌았다. 이는 BOJ가 조만간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참고로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장기간 초저금리·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해 왔으며, 최근 몇 년간 10년물 국채금리를 -0.1%로 고정해 온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운영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한편, 미·중 간 1단계 합의 이후 다소 누그러졌던 무역전쟁 리스크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랜드 의약품 100%·대형 트럭 25%·주방 캐비닛 50% 등 광범위한 수입품에 신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 여파로 엔화가 안전자산 선호에도 불구, 약세를 면치 못했다.

※ 관세(tariff)란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 정책의 대표적 수단이다. 통상 관세가 높아지면 수입 물가는 상승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무역 상대국도 보복 조치를 취하는 ‘관세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용어 해설

PCE(개인소비지출)는 개인이 소비한 상품·서비스 금액을 집계한 지표로, CPI(소비자물가지수)보다 의료·교육·서비스 비중이 높다. 연준은 CPI보다 PCE를 선호하는데, 이는 소비 패턴 변화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내구재 주문은 3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자동차, 기계 등) 주문액을 뜻한다.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이유는 기업·소비자의 중장기 구매 의사 결정이 경기 전망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상향 돌파할 경우, 일본 재무성이 ‘스무딩 오퍼레이션(환율 안정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2022년 10월 BOJ가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도 151엔 부근이 한계선으로 작용했다.

또 미국 경제지표 강세가 이어질 경우, 10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동결 시그널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발 무역 불확실성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지연 등 ‘리스크 오프’ 요인이 산재해 있어 달러 강세가 단선적 추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면 원·달러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수입 기업은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 전략을, 수출 기업은 달러 강세에 따른 단가 경쟁력 개선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론

요약하면, 미국의 예상 밖 지표 호조가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연준의 추가 완화 전망을 희석시키고 있다. 시장은 26일 공개될 8월 PCE 물가지표를 고대하며,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단서를 얻으려 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미국 양국의 통화정책과 트럼프발 무역 변수까지 얽히며, 단기 외환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