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2025년 6월, 미 하원을 통과한 연방 지출 법안의 섹션 899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판도를 장기적으로 뒤바꿀 수 있다는 경고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조항은 ‘불공정 외국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에 거주하는 외국계 기업의 미국 내 소득에 대해 최고 20%의 추가 보복 과세를 허용함으로써 유럽·영국·캐나다 기업에게 중대한 세제 부담을 부과한다. 이로 인해 산업·금융·기술 섹터를 아우르는 다수의 유럽 대기업이 미국으로의 상장 이전 또는 이중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섹션 899의 도입 배경과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향후 1년에서 3년, 5년까지의 장기적 영향과 대응 방향을 종합적으로 전망한다.
1. 섹션 899 도입 배경과 주요 내용
‘섹션 899’는 2025년 5월 하원을 통과한 대규모 지출 법안에 포함된 조항으로, 디지털 서비스세(DSA)·글로벌 최저세 등 외국 정부가 과세하는 세율이 미국 정부가 정한 기준을 초과할 경우, 미국은 해당 외국계 기업의 미 이익에 대해 추가 원천징수세를 최대 연간 5%씩, 누적해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보복 과세 비율: 첫해 5%, 차년 10%, 셋째 해 15%, 넷째 해 20%
- 적용 대상: 미국 내 소득을 올리는 외국계 공기업(지분 50% 이상 미국 소유도 포함)
- 발동 조건: 외국 정부의 과세 유형이 ‘불공정 외국 세금’으로 지정될 경우
- 세금 징수 방식: 배당·이자·로열티·디지털 서비스 수익 등 원천 단계에서의 원천징수
- 유예·협상 기간: 90일 이내 교섭 성패에 따라 일시 적용 또는 철회 가능
기간 | 추가 원천징수세 |
---|---|
첫해 | 5% |
2년차 | 10% |
3년차 | 15% |
4년차 이상 | 20% (최대) |
2. 유럽·영국 기업의 미국 상장 유인 확대
골드만삭스·JP모간·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섹션 899 통과 직후 “유럽 스톡스 600 지수 기업의 수익이 첫해 최대 2%, 4년간 5%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상장을 이전하거나 미국 상장을 병행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주요 유인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세제 차별 회피: 미국 상장으로 미 이익에 대한 원천 징수를 회피
- 평가 프리미엄 확보: 미국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시가총액 제고
- 자본조달 용이: 달러 베이스 채권·주식 발행 수요 확보
- 투자자 기반 다변화: 미 기관투자자·연기금 참여 확대
사례 연구: 와이즈(Wise)와 유럽 기술 기업
런던 상장 핀테크 와이즈는 2021년 직상장 당시 80억 파운드로 평가됐으나 지금은 110억 파운드다. 그런데도 섹션 899 도입 후 미국 상장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는 “런던 거래소에 독과점적 이익을 제공했지만, 미국 투자자 기반 없이는 899조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3. 장기적 시장 구조 재편 전망
3.1 근·중기(1~3년) 시나리오
- 이중 상장 급증: 유럽 대기업 10~20%가 1~2년 내 NYSE·나스닥에 동시 상장
- 유럽 자본 시장 유동성 축소: 주요 지수 ETF 순자산 감소 및 거래량 하락
- 글로벌 ETF 편입 비율 변화: MSCI 유럽 지수 내 미국 상장 기업 비중 증가
- 유럽 증권거래소 수수료 수익 감소: IPO·공모 발행 축소 및 거래량 감소 영향
3.2 중·장기(3~5년) 시나리오
- 유럽 증시 탈중심화: 아일랜드·룩셈부르크·스위스 거래소 경쟁 심화
- 글로벌 자본 이동: 달러 자산 증가, 유로·파운드 자산 비중 축소
- 정책 대응: EU·영국의 자국 기업 보호·탈세 방지 법안 도입
- 금융 허브 재편: 런던·프랑크푸르트의 국제적 위치 재조정
4. 정책·기업의 대응 전략
유럽 및 주요 국가 정부는 자국 기업의 탈출을 방지하고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 세제 조정: 디지털 서비스세·글로벌 최저세율 인하 또는 세액공제 도입
- 인센티브 패키지: R&D 세액공제, 상장 수수료 감면, 공모 지원 확대
- 규제 커버리지 강화: 이중 상장 기업에 대한 보고 의무 및 정보 교환
- 공적 기금 투자: 유럽 연기금·구조적 기금의 자국 기업 비중 확대
기업 차원의 대응
- 자회사 분할 상장: 미국 사업부를 별도 법인화하여 나스닥 상장
- ADR 발행: 미국 예탁증서로 우회 상장 및 현지 기관 투자자 유입
- 배당·이익 재투자 정책 조정: 미국 주주 유인책으로 주주 배당 확대
- 자금조달 전략 다각화: 사모 시장·달러 채권·시니어 대출 활용
5. 전문가 통찰과 결론
본 필자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전문 데이터 분석가로서, 섹션 899가 장기적으로 유럽 자본시장의 위축과 미국 시장 집중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세율 충돌을 넘어 글로벌 시장 구조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금융 허브 간 경쟁은 기존의 수수료·규제 우위가 아닌 시장 접근성·투자자 기반·규모의 경제를 최종 승자로 만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European champions가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면, 유럽은 구조적 투자 매력이 저하되고 혁신 자금 유입이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일자리·세수·연금 포트폴리오 수익률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유럽연합과 영국 정부는 시급히 조세·규제·투자 환경을 손봐야 하며, 기업은 미국 상장 전략을 일찍부터 수립해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섹션 899은 1년 내 단기 충격, 3년 내 시장 구조 변화, 5년 내 국제 금융 허브 재편을 촉발할 ‘게임 체인저’다. 글로벌 투자자와 정책 당국, 상장 기업 모두에게 치밀한 로드맵 수립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