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앞둔 미국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다. 주요 지수는 장 중에 횡보세를 보이며 전일 급등 이후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나타냈다. 오전 장에서 다우지수는 82.66포인트(0.2%) 오른 48,445.34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31.28포인트(0.1%) 오른 23,460.11, S&P500은 11.11포인트(0.2%) 오른 6,889.60를 각각 나타냈다.
2025년 12월 23일, RTTNews 보도에 따르면, 이날 증시의 부진한 등락은 미국에서 발표된 엇갈린 경제지표에 따른 결과다. 상무부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2025년 3분기에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였음을 밝혔지만, 동시에 물가 상승 속도가 2분기 대비 가팔라졌다는 점도 드러냈다.
상세 수치를 보면, 상무부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Q3에 연율 기준 4.3%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 성장률 3.8%에서 더 가속된 것으로, 시장 예상치인 3.3%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는 3분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속도가 2분기보다 빨라졌음을 지적해, 경기 확장과 인플레이션 간의 불균형을 함께 보여주었다.
한편, 추가로 발표된 경제지표들도 혼재된 신호를 보였다. 상무부의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10월의 내구재 주문은 운송장비 주문의 급감으로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다. 또한 컨퍼런스보드는 12월 소비자심리가 다섯 달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반응 및 금리 전망
이 같은 데이터는 연말과 연초를 앞둔 금리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재확인시켰다. 연준(Federal Reserve)은 2026년 첫 정례회의를 1월 말에 열 예정인데, 시장은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CME 그룹의 FedWatch 도구는 현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6.7%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한 달 전의 58.0%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마이크 프라탄톤(Mortgage Bankers Association 부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은 “이들 지표와 최근의 고용 및 CPI(소비자물가지수) 자료를 종합하면, 성장은 있으나 불균형적이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FOMC 목표를 상당히 상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연준은 1월 회의에서 금리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 추가 금리 인하를 한 차례 정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섹터별 동향
광범위한 시장의 부진을 반영하듯 주요 섹터 대부분이 이날 소폭의 등락만 보였다. 다만 항공 섹터는 상대적으로 큰 하락세를 보였는데, NYSE Arca 항공지수는 1.4% 하락했다. 금 관련 주는 귀금속 가격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약세를 보였고, 제약주와 천연가스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해외시장 및 채권시장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는 대체로 상승 흐름이 관찰됐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보합권을 소폭 상회하며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0.1% 상승, 호주의 S&P/ASX 200 지수는 1.1% 큰 폭으로 올랐다. 유럽 주요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는데, 프랑스 CAC 40은 0.1% 하락, 독일 DAX는 0.3% 상승, 영국 FTSE 100은 0.4%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이틀간 이어진 하락세가 연장됐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은 상승하는데,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1.7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한 4.186%를 기록했다.
전문용어 설명
GDP(국내총생산)는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가치를 의미한다. 실질 GDP는 물가 변동을 제거한 수치로 경제의 실제 성장 속도를 판단할 때 사용된다. 내구재 주문은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특히 운송장비와 같은 고가 장비의 주문 변동은 기업 설비투자 흐름을 반영한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 변화의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CME FedWatch 도구는 선물시장의 데이터에 기반해 연방기금금리의 향후 결정 확률을 산출하는 시장 기대치 도구다.
향후 경제·시장 영향 분석
발표된 GDP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경제 성장 둔화 우려는 완화되는 반면, 물가 상승 속도의 가속은 연준의 정책 기조에 신중함을 요구한다. 단기적으로는 성장 데이터가 긍정적이어서 주식시장에 일부 지지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 가속은 장기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밸류에이션(valuation)에 민감한 성장주와 기술주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채권 수익률의 추가 상승은 차입비용을 높여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특히 금리 민감도가 높은 부동산 및 일부 자본재 섹터는 투자 심리 약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면 원자재·에너지 섹터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예: 금)에는 수요가 유지될 수 있으나, 이날 금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성장률 개선을 더 크게 평가했거나 수급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책 측면에서는 연준이 2026년 1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선택할 여지가 크다는 시장의 예측(86.7%)이 존재한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경우 연준의 매파적(긴축적) 스탠스가 재강화될 수 있어, 연초까지는 경제지표와 시장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중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동향이 안정되지 않는 한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유의사항
투자자들은 향후 수주간 발표될 고용지표, 소비자물가(CPI) 및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통해 금리 경로에 대한 추가 신호를 얻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예: 만기 분산, 섹터 다각화, 인플레이션 민감 자산 점검)가 필요하다. 또한 단기 이벤트(연준 회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 전후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레버리지 포지션과 옵션 전략을 신중히 운용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2025년 12월 23일 발표된 경제지표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불균형적’ 상황을 재확인시켰고, 이는 연준의 정책 결정과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촉발할 요인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