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속 일제히 급등

뉴욕 증시가 5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반등하며 최근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1.47% 오른 5,265.44pt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4% 상승한 39,105.27pt에, 나스닥 100 지수는 1.87% 급등한 18,554.22pt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1.58% 올랐고, 같은 만기의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9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부진한 미국 고용지표와 제조업 지수(ISM)를 근거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0.25%p) 인하될 가능성을 90%로 반영하며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최근 실적 시즌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과 반도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의 66%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2%가 순이익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S&P500 순이익 증가율 추정치는 당초 연율 2.8%에서 9.1%로 대폭 상향됐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 플랫폼스·테슬라 등 시가총액 상위 7개 대형 기술주를 지칭하는 월가 애널리스트 용어다.


주요 경제지표·정책 변수

5일 발표된 6월 미국 공장수주 실적은 전월 대비 4.8% 감소해 5년 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나, 운송 장비를 제외한 수주는 0.4% 늘며 시장 예상(0.3%)을 상회했다. 같은 날 유가(WTI)는 1% 하락해 인플레이션 기대를 일부 완화, 국채 시장의 강세(금리 하락)를 부추겼다.

관세 이슈도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크게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수입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7일 0시부터 캐나다산 일부 제품 관세를 25%에서 35%로 올리고, 무역흑자국에 최소 15% 관세 부과를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들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2025년 15.2%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간 이벤트 캘린더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6월 무역수지(예상 적자 611억 달러), 7월 ISM 서비스업 지수(51.5 예상),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22만1000건 예상), 2분기 비농업 생산성(2.0% 예상) 및 단위노동비용(1.5% 예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9월, 10월 FOMC 회의가 임박하면서 연준의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법이 증시 향방을 결정할 관건으로 떠올랐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9월과 10월 회의에서 각각 90%, 70%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했다. 이는 불과 3거래일 전 40%·30% 수준에서 급등한 수치다.


국채·글로벌 금리 동향

같은 날 9월물 미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5.5틱 상승해 3개월래 최고가를 기록했고, 현물 10년물 수익률은 1개월 만에 최저치인 4.192%로 2.4bp 하락했다. 유럽채권도 강세를 보이며 독일 10년물 금리는 1.5주 만에 최저치(2.624%)로 5.4bp 내렸고, 영국 10년물 금리는 1개월 만에 최저치(4.509%)로 1.9bp 떨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증시 급등세가 안전자산 선호 완화를 유발, 국채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6~7일 예정된 미국 3·10·30년물 총 1,250억 달러 규모 국채 입찰(쿼터리 리펀딩)이 소화될 경우 금리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업종 및 종목 동향

빅테크가 랠리를 주도했다. 엔비디아(+3%↑), 알파벳(+3%↑), 메타 플랫폼스(+3%↑)가 3% 이상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도 2% 이상 상승했다. 애플은 0.48% 올랐다.

반도체 업종도 강세를 나타냈다. 브로드컴·KLA는 3% 이상 뛰었고, AMD·마이크론·마벨·램리서치가 2%대, ARM·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SML이 1%대 상승 마감했다.

개별 종목 중 사무가구 업체 스틸케이스는 HNI가 주당 18.30달러, 총 2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60% 폭등했다. 반려동물 진단기업 아이덱스 래버러토리스(IDXX)는 2분기 매출이 11억1천만 달러로 예상(10억7천만 달러)을 상회하고, 연간 EPS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면서 27% 급등해 S&P500·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온라인 가구업체 웨이페어(11%↑), 음악 스트리밍 스포티파이(5%↑), 건설 자재기업 마틴 머리에타 머티리얼즈(3%↑) 등도 긍정적 실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온세미컨덕터는 3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하회해 16% 급락했고, 브루커(-8%), 라이온델바젤(-4%), 버크셔 해서웨이 B주(-3%)가 약세를 나타냈다.


증시 용어 한눈에 보기

ISM 제조업지수: 미국 공급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발표하는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E-미니 선물: CME가 소액투자자를 위해 개발한 미니 계약 단위의 선물상품으로, S&P500·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에 연동된다.
마켓 갈라(gala): 대규모 호재 소식으로 단기 급등세가 이어지는 장을 의미하며, 이날 뉴욕 증시는 빅테크·반도체 실적 호조와 금리 인하 기대로 ‘갈라’ 양상을 보였다.


전망과 분석

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노동시장 둔화와 제조업 부진을 확인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9월 인하가 현실화한다면, 지수·채권·달러 등 자산군 간 ‘정책 피벗(pivot)’ 베팅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강화(트럼프발 관세)에 따른 비용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리스크가 상승 여력의 변수로 꼽힌다.

향후 증시는 ① 기업 실적의 지속성, ② 관세 정책의 파급 범위, ③ 연준의 인플레이션 판단이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6일(현지) 발표되는 6월 무역수지와 7일 ISM 서비스업 지수는 연준이 물가·성장 균형을 평가하는 핵심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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