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선물지수가 29일(현지시각) 장마감 이후 소폭 강세를 보였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의 연속 상승 랠리가 끊긴 뒤라 투자심리는 여전히 신중하다. S&P 500 선물은 0.1% 상승한 6,410.0포인트, 나스닥 100 선물은 0.1% 오른 23,479.25포인트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30 선물은 보합권인 44,824.0포인트에서 거래됐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정규장에서는 S&P 500 지수(-0.3%), 나스닥 종합지수(-0.4%),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5%)가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나온 조정이라는 점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회의를 시작했으며, 현 기준금리(4.25%~4.50%) 유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연내 첫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어떤 힌트를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
“무역 정책(관세)과 그로 인한 물가 충격을 확인할 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데이터를 지켜보겠다.”
“고 강조한 바 있다.
백악관의 압박도 거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 자신의 플랫폼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미국 경제가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앙은행과 행정부 간 미묘한 긴장 구도가 지속되는 셈이다.
한편,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7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고, 6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서는 구인 건수가 줄어 노동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음을 시사했다. 31일 발표될 ADP 민간고용, 1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2일 7월 비농업부문 고용 등 고용지표가 연준의 스탠스에 추가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물가 지표 주목
시장에서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PCE는 연준이 가장 신뢰하는 물가 지표로, 최근까지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수입 관세·임금 압력이 겹치면서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적 시즌 ‘슈퍼위크’…150개 기업이 성적표 공개
이번 주는 S&P 500 편입 기업 중 150여 개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핵심 주간(core week)’이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 가운데 메타 플랫폼스(NASDAQ: META), 마이크로소프트(NASDAQ: MSFT)가 30일 장 마감 후, 애플(NASDAQ: AAPL), 아마존(NASDAQ: AMZN)이 31일 실적을 내놓는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시가총액이 거대하고 시장 트렌드를 좌우하는 빅테크 7개사를 묶어 부르는 업계 용어다.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기업도 있다. 노보 노디스크(NYSE: NVO)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다. 이 회사는 연간 매출·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당일 급락했다. 또 국제 결제 플랫폼 페이팔(NASDAQ: PYPL)은 3분기 가이던스가 기대치에 미달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물류 대기업 UPS(NYSE: UPS)의 경우 2분기 순이익·매출 모두 감소하며 주가가 10% 이상 폭락했다. 헬스케어 대장주 유나이티드헬스그룹(NYSE: UNH)은 두 달 전 철회했던 연간 EPS 가이던스를 재제시했지만,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해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한 달간 지수 상승이 가팔랐던 만큼, 작은 재료에도 단기 조정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며 “PCE 물가·고용지표·빅테크 실적이라는 ‘3대 변곡점’이 겹친 이번 주를 기점으로 방향성이 재설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불거진 ‘연준 피벗(pivot) 논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피벗은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서는 변곡점을 뜻하는 금융시장 은어이다. 만약 연준이 연내 인하 신호를 명시적으로 언급할 경우,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 랠리가 재개될 수 있다. 반대로 물가·임금 압력이 꺾이지 않는다면 장기 채권금리 상승과 함께 가치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로테이션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투자자들은 현재 연방기금선물(FF) 선물시장의 약 62%가 12월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실질 금리 추세와 달러화 방향성, 그리고 기업 실적 서프라이즈 여부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하반기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 :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구인·이직 분석 보고서로, 노동시장의 ‘수요’ 측면을 보여준다.
• PCE(개인소비지출) 디플레이터 : 개인 소비 지출 가격 변화를 측정해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주로 참조하는 물가지표다.
• 매그니피센트 세븐 :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등 7대 빅테크 기업을 묶어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