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선물이 주초 상승세를 보였다. 워싱턴에서 사상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입법 절차가 진전을 보이면서, 공식 경제지표 공백으로 커졌던 경기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시장은 데이터 공백과 유동성 위축 우려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 11월 1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월가의 주요 지수는 급락 마감했으며, 특히 나스닥은 7개월 이상 만에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다. 이는 노동시장 둔화 신호와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위험자산 선호를 훼손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셧다운 종료 기대가 살아나면서 프리마켓에서 위험 선호가 회복되는 양상이다.
미 상원은 일요일(현지시간) 절차 표결을 통해 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진척시켰다. 상원에서 해당 법안은 1월 30일까지 정부 자금을 집행하도록 수정될 예정이며,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하원 재승인과 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타결까지 수일이 소요될 수 있다.
BNY의 시장 매크로 전략 책임자 밥 새비지(Bob Savage)는 “정부 셧다운 리스크와 대규모 국채 발행, 그리고 미 자산에 대한 해외 수요 약화가 맞물리며 유동성 여건이 취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가 원활히 재개되고 연준이 유동성 안정 의지를 시사할 경우, 특히 퀄리티 성장주와 AI 연계 생산성 테마에서 위험 선호 회복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오전 5시 17분 기준, 다우 E-미니는 204포인트(0.43%) 상승, S&P 500 E-미니는 66포인트(0.98%) 상승, 나스닥 100 E-미니([/indices/nq-100])는 382포인트(1.52%) 상승했다. 이는 셧다운 종결 기대가 선물시장 전반으로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역대 최장으로 이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와 투자자들은 공식 경제지표 없이 민간 통계에 의존해왔다. 이들 민간 지표는 노동시장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보내며 정책 불확실성과 가격 변동성을 키웠다.
셧다운 장기화는 실물경제에도 부담을 주었다. 연방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한 가운데, 백악관 경제고문 케빈 해셋은 인터뷰에서 정부 폐쇄가 계속될 경우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소비 둔화와 행정 지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을 시사한다.
정책 기대심리는 예측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이번 주 셧다운 종료에 대한 확률은 87%로 집계됐다. 이는 정치적 타협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체감도를 반영한다.
종목별로는 AI 및 기술주가 프리마켓에서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AI 대표주인 엔비디아([/equities/nvidia-corp])가 3.6% 상승했고, 알파벳과 메타 플랫폼스([/equities/facebook-inc])도 각각 2.2%, 2% 올랐다.
반도체 전반도 동반 상승했다. 퀄컴과 인텔([/equities/intel-corp])이 각각 1.5% 이상 상승했고, 브로드컴([/equities/avago-technologies])은 2.5%, 마이크론 테크놀로지([/equities/micron-tech])는 4.4% 상승했다. AI 인프라 수요와 서버 메모리 업황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낙관론이 미국 증시 강세장을 주도해왔지만, 수익화(모네타이즈) 지연과 섹터 내 순환적 지출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지난주 기술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이번 반등은 셧다운 완화라는 촉매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일부 상쇄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적 시즌도 막바지다. LSEG 집계에 따르면 S&P 500 소속 446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3%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분석가들은 3분기 S&P 500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초기 예상치였던 8%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기타 종목으로는 메트세라(Metsera)([/equities/metsera])가 15.3% 급락했다. 화이자([/equities/pfizer])가 동사 인수를 위한 100억 달러 규모 인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한편 비욘드 미트([/equities/beyond-meat-inc])는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4% 상승했다.
시장 맥락과 해설분석
현재의 선물시장 반등은 정책 불확실성 해소(정부 재개)와 유동성 환경 개선 기대가 결합한 결과다. 대규모 재정 적자 속 국채 발행 증가는 통상 금리 상방 압력과 유동성 흡수로 이어진다. 이때 연준의 유동성 안정 시그널(예: 일시적 유동성 공급 의지 표명)이 동반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는 퀄리티 성장주와 생산성 구조 변화(AI 활용)라는 가시적 이익 서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셧다운 타결이 지연되면, 공식 통계 공백과 정책 의사결정 불확실성이 다시 변동성 축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 장에서는 마이크로(실적)와 매크로(정책·유동성)의 상호작용이 핵심이다. 실적 측면에서 S&P 500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83%)과 이익 성장률 상향(16.8%)은 기술·반도체 업종의 이익 기여와 가격 결정력 회복을 시사한다. 다만 AI 모네타이즈 시계가 명확해지지 않는 한, 밸류에이션에 민감한 성장주에서는 뉴스 플로우에 따른 선별적 변동성이 잔존할 수 있다.
용어 설명투자자 참고
E-미니 선물: CME에서 거래되는 지수 선물의 소형 계약으로, 다우, S&P 500, 나스닥 100 등 주요 지수를 추종한다. 프리마켓에서의 E-미니 가격은 정규장 개장 전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자주 인용된다.
정부 셧다운: 의회가 예산 또는 임시지출안에 합의하지 못할 때 연방정부의 비필수 기능이 중단되는 상황을 말한다. 급여 미지급, 행정 지연, 통계 발표 중단 등이 발생해 경기 판단과 정책 집행에 차질을 준다.
절차 표결(Procedural Vote): 본격적인 법안 표결에 앞서 토론 개시나 의사진행을 허용할지 등을 결정하는 표결이다. 이번 건은 하원 통과안을 기반으로 상원에서 1월 30일까지의 임시지출로 수정·진척시키는 단계에 해당한다.
폴리마켓(Polymarket):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시장가격으로 표현하는 예측시장 플랫폼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가격을 집단적 기대의 지표로 참고한다.
관전 포인트체크리스트
첫째, 상·하원 통과 및 대통령 서명까지의 시간표가 단축되면, 데이터 공백 해소와 유동성 안정 기대가 기술·반도체 중심의 퀄리티 성장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연준 커뮤니케이션에서 유동성 안정 의지가 재확인되면 위험선호 회복의 지속성이 높아질 수 있다. 셋째, 실적 시즌 마무리 국면에서 가이던스와 재고·마진 코멘트가 밸류에이션 민감도를 결정짓는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