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매그니피센트 7’ 실적 발표 앞두고 시총 집중 리스크 부각

뉴욕 월가에서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대형 기술·성장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해 왔으나, 이 소수 종목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2분기 실적 시즌에서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테슬라가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소수 대형주의 부진이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되는 S&P 500 및 나스닥 지수를 비례 이상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매그니피센트 7’은 알파벳(NASDAQ:GOOGL), 테슬라(NASDAQ:TSLA), 엔비디아(NASDAQ:NVDA), 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 애플(NASDAQ:AAPL), 아마존(NASDAQ:AMZN), 메타 플랫폼스(NASDAQ:META)를 일컫는 용어다. 2023~2024년 인공지능(AI)·클라우드·전기차 열풍에 힘입어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달성하며 ‘시장 지배력’과 ‘초대형 시가총액’ 두 가지 수식어를 모두 거머쥐었다.


“소수 종목이 지수를 지배할 때, 해당 종목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포트폴리오 전체가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 마이클 레이놀즈, 글렌미드 투자전략 부사장

실제로 지난주 기준 이들 7개 종목은 S&P 500 시가총액의 약 33%를 차지해 올해 들어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알파벳과 테슬라만 합쳐도 지수 내 비중이 5%를 웃돌아 단 두 종목의 가격 변동이 지수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 엔비디아7.83%의 지수 비중으로, 45년 데이터상 단일 종목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상위 10개 종목의 총 비중은 37.3%에 달해 1975년 이후 최고치(38%)에 근접했다.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렛 CIO는 “상위 10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6배로, 나머지 S&P 500 평균(20배)을 크게 상회한다”면서 “비싼 종목이 많이 떨어질 경우 지수는 더욱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기술 섹터만 보더라도 S&P 500 전체 시가총액 중 33.9%를 차지해 ‘닷컴 버블’ 정점이었던 2000년 3월 이후 최대치에 근접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단독 시총은 소비재·에너지 등 11개 섹터 중 5개 섹터의 전체 비중을 넘어서는 규모다.


‘동일가중 지수’ vs. ‘시가총액 가중 지수’

Equal-weight Index(동일가중 인덱스)란 모든 편입 종목의 비중을 동일하게 책정해 평균적인 ‘개별 종목 수익률’을 보여준다. 반면 시가총액 가중 방식은 몸집이 큰 기업일수록 지수 내 영향력이 커진다. 올 들어 S&P 500은 7% 넘게 상승했지만, 동일가중 버전은 4%대 상승에 그쳤다. 4월 8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발표 직후 저점 대비로는 S&P 500이 약 27% 오른 반면, 동일가중 지수는 21.5% 상승했다.

2022년 말 이후 누적 상승률을 보면, 시가총액 가중 S&P 500은 60% 이상 올랐지만 동일가중 지수는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대형주 소수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스트래터저스의 ETF·기술전략가 토드 손은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지수 내 비중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과거보다 분산 효과가 약화된 만큼, 대안 상품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유의점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전문가들은 알파벳·테슬라 실적 발표일인 24일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30일), 애플(31일), 아마존·메타 플랫폼스(8월 초)의 실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시장 밸류에이션이 높고 상승 동력이 좁아질수록 변동성은 커진다.” ― 매튜 말레이, 밀러타박 수석 시장전략가

그는 “대형주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낼 경우, 지수는 단기 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대형 기술주의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인공지능 서버 수요, 클라우드 확장, 전기차 보급 등 구조적 성장동력이 견고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시장이 ‘좋은 뉴스’에만 반응하던 구간에서 ‘실적 확인’을 요구하는 국면으로 바뀐 만큼, 펀더멘털 검증에 실패한다면 주가 변동 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섹터·자산·지역별 분산뿐 아니라 동일가중 ETF, 팩터 ETF, 인버스·레버리지 상품 등 다양한 도구를 병행해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용어 해설
매그니피센트 7: 시가총액이 1조 달러 또는 그에 근접한 초대형 IT·플랫폼 기업 7곳을 묶어 부르는 애칭.
시가총액 가중 지수: 개별 종목 시가총액 비중만큼 지수에 반영하는 방식. 대형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PER(Price-to-Earnings Ratio):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가치평가의 대표 지표.
동일가중 지수: 모든 편입 종목의 비중을 동일하게 설정해 평균적인 수익률을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