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목요일(현지시간)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인 뒤, 종일 낙폭을 키우며 하락 마감했다. 최근 이틀 연속 혼조 마감 이후, 주요 지수들이 동반으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장 마감 무렵 다소 낙폭을 줄였으나, 세 지수 모두 장중 저점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11월 13일, RTTNews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은 536.10포인트(−2.3%) 급락한 22,870.36에 마감했고, S&P 500은 113.43포인트(−1.7%) 내린 6,737.4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97.60포인트(−1.7%) 하락한 47,457.22로 장을 마쳤다. 이는 전일 혼조세 이후 나타난 뚜렷한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하는 흐름이다.
다우지수는 특히 전일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에서 크게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월트 디즈니(DIS)가 −7.8% 급락해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디즈니는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이익(EPS)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매출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기술주 전반에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재부각됐다. 인공지능(AI) 수혜주이자 시가총액 상위 리더인 엔비디아(NVDA)를 비롯해, 브로드컴(AVGO), 알파벳(GOOGL) 등 기술 대형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는 성장 기대가 높았던 종목군에서 가격 부담이 다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정책·지표 불확실성도 하락 심리를 키웠다. 미 역사상 최장기 정부 셧다운 종료 이후에도 핵심 미국 경제지표의 공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시장을 짓눌렀다.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의 체력을 가늠할 공식 데이터의 공백 속에서 거래해야 한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 예산 법안에 서명했지만, 백악관 대변인 캐롤린 리비트(Karoline Leavitt)는 수요일 기자들에게 10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가 셧다운의 영향으로 “아마도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일자리 및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셧다운의 결과로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백악관 대변인 캐롤린 리비트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와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기의 현재 강도에 대해 사실상 ‘계기판 없는 비행’을 이어가야 할 처지다. 공식 통계의 부재는 정책 경로와 자산가격 재평가를 한층 어렵게 만든다.
데이터 공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듯, CME 그룹의 FedWatch 툴에 따르면 다음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쿼터 포인트’)1 추가 인하 가능성은 전일 62.9%에서 51.6%로 급락했다. 이는 정책 불확실성 확대와 물가·고용 흐름에 대한 가늠의 어려움이 시장 기대를 빠르게 재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섹터 동향: 기술 하드웨어 급락, 반도체·소프트웨어 약세 확산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이 이날 가장 부진했다. NYSE Arca 컴퓨터 하드웨어 지수는 −7.0% 폭락했다. 여기에 반도체,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등 기술주의 동시 약세가 겹치며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낙폭을 확대했다.
기술주 외에도 금(gold), 금융, 항공 업종이 동반 하락했다. 이는 월가 전반의 광범위한 약세장세를 반영한다. 인플레이션 및 성장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섹터 간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며 폭넓은 매도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해외증시·채권시장: 아시아 혼조 강세, 유럽 하락… 미 국채수익률 반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증시는 대체로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0.4%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 상승했다. 반면,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프랑스 CAC 40은 −0.1% 소폭 하락했고, 영국 FTSE 100은 −1.1%, 독일 DAX는 −1.4% 떨어졌다.
미 국채시장에서는 전일 뚜렷한 강세(가격 상승) 이후 되돌림이 나타났다. 벤치마크 10년물 금리는 +4.7bp(베이시스포인트)2 상승한 4.112%를 기록했다. 이는 가격과 수익률이 역의 관계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시장 해석과 실무적 포인트
1) 밸류에이션 부담의 재부각: 금리 경로에 대한 분명한 신호가 부재할 때, 높은 멀티플에 거래되는 성장주는 변동성에 취약하다. AI 관련 대형주의 하락은 앞서 반영된 기대 프리미엄이 데이터 공백·정책 불확실성에 의해 빠르게 할인되는 전형적 패턴이다.
2) 데이터 디펜던시(Data-dependency)의 역설: 연준과 시장 모두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표방해 왔으나, 핵심 지표의 공백은 오히려 정책·가격결정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 경우 단기 기대(예: 금리인하 확률)는 빠르게 재조정되며, 이는 주식·채권·외환 전반에 동시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
3) 섹터 분산과 리스크 관리: 하드웨어·반도체·소프트웨어 등 기술 밸류체인의 동시 약세는 섹터 간 상호 연동성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은 방어주와 밸류에이션 합리화가 진행된 업종 중심의 리스크 예산 재배분이 유효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일반적 운용 원칙에 관한 설명이며, 특정 투자행위를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4) 이벤트 리스크 모니터링: 디즈니의 실적 ‘이익 상회·매출 미달’은 단일 지표가 아닌 믹스로 평가되는 ‘어닝 퀄리티’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킨다. 기술 대형주의 심리 민감도와 더불어, 정부 셧다운 후유증이 지표 발표·정책 시그널·시장 유동성에 미칠 파급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용어 풀이와 배경 설명
정부 셧다운: 의회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해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일시 중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공식 통계의 작성·공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FedWatch 툴: 선물시장의 가격을 기반으로 다음 FOMC에서의 금리 결정 확률을 추정하는 CME 그룹의 지표다. 51.6% → 62.9%의 변화처럼 짧은 기간 내 확률의 급격한 이동은 정책 기대의 재조정과 시장 민감도의 확대를 시사한다.
베이시스포인트(bp)2: 1bp = 0.01%p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년물 금리 +4.7bp’는 금리가 0.047%p 상승했음을 뜻한다.
쿼터 포인트 인하1: 기준금리를 0.25%p 내리는 것을 지칭한다. 연준의 점진적 조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단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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