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가 17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높은 변동성에 대비하며 신중한 매매에 나섰다. 견조한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지표와 고용시장의 탄탄함이 주가를 방어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언제 금리를 내릴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9분(미 동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49.32포인트(0.34%) 오른 44,404.10, S&P500지수는 5.90포인트(0.09%) 상승한 6,269.60, 나스닥종합지수는 22.49포인트(0.11%) 오른 20,752.98을 기록했다.
6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늘며 시장 예상치(0.3%)를 두 배 웃돌았다. 같은 기간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1천 건으로 전망치(23만5천 건)를 하회했다. 50파크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 아담 사한은 “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다는 사실이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강한 신뢰를 제공한다
”면서도 “8월 1일부터 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앞서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6월 보합에 그친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급등하며 시장은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기울었다. 실제 CME페드워치(FedWatch) 1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4.3%로 평가하지만, 7월 인하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① 업종·종목별 움직임
펩시코(티커: PEP)는 에너지음료·저칼로리 탄산 제품 수요 확대 덕분에 연간 전망을 높여 6.6% 급등했다. S&P11개 업종 가운데 필수소비재 섹터가 0.6%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반도체주도 대만 TSMC의 사상 최대 분기 이익 발표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미국 예탁증서(ADR) 기준 TSMC 주가는 3.2% 뛰었고, 엔비디아는 0.8%, 마벨테크놀로지는 0.2% 올랐다. TSMC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넷플릭스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0.4% 상승했다. United Airlines는 뉴어크 공항 운영 차질로 3분기 실적 타격을 예고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3% 올랐다.
② 정치·통화정책 변수
전일 일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극심한 변동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부인을 했지만,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은 남았다. 연준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현시점에서 금리 인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관세가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있어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8월 1일을 데드라인으로 한 관세 재부과가 임박하면서 무역 파트너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성향 매체 리얼아메리카스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인도와의 협상에서 막바지에 도달했고, 유럽과도 곧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③ 시장 심리 및 수급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1.49 대 1로 앞섰고, 나스닥 역시 2.03 대 1로 매수 우위였다. S&P500 구성종목 가운데 52주 신고가는 13개, 신저가는 2개였으며, 나스닥은 각각 38개와 11개를 기록했다.
④ 용어 풀이 1
1 CME페드워치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가격을 활용해 차기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결정할지 확률로 환산해 보여주는 통계 도구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실시간 ‘시장 기대’를 파악한다.
또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한 주 동안 새롭게 실업수당을 신청한 인원을 집계한 지표로, 고용시장 흐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는 이유로 주목받는다.
종합하면, 소매판매·고용 등 펀더멘털 지표가 긍정적인 가운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관세 재부과·연준 독립성 논란·정책 금리 방향성이라는 세 가지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월가는 당분간 ‘출렁이는 박스권’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