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시장에서 2025년 9월 16일(현지시간) 정오 무렵 주가 변동 폭이 가장 컸던 종목들이 일제히 주목받았다. 특히 웹툰엔터테인먼트, 스틸다이내믹스, 힘스앤허스 헬스 등은 협력 발표, 실적 가이던스, 규제 이슈 등 개별 재료에 따라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2025년 9월 1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디즈니와 디지털 만화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디즈니가 회사 지분 2%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는 장중 한때 31% 급등했다.
“전 세계적인 콘텐츠·IP(지식재산권)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이라는 평가가 시장에 확산되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스틸다이내믹스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회사는 주당순이익(EPS) 2.60~2.64달러를 제시했는데, 팩트셋(FactSet) 컨센서스(2.58달러)를 웃돌았다. 이 소식에 주가는 5% 넘게 상승했다. 철강 가격이 안정되며 스프레드(원자재 가격 대비 완제품 가격 차)가 개선된 덕분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반면 힘스앤허스 헬스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마글루타이드(compounded semaglutide) 관련 웹사이트 문구가 허위·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경고 서한을 수령한 사실이 알려지며, 7% 하락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당뇨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계열 호르몬 모방약으로 최근 투자자 관심이 높은 약물이다. FDA 경고 레터는 통상 제품 레이블·광고 수정과 내부 절차 검토를 요구하며, 최악의 경우 판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머슨일렉트릭은 유럽·중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4분기 신규 수주가 가이던스 하단에 머물 것이라고 JP모건 콘퍼런스에서 밝혔다. 발표 직후 주가는 4.5% 밀렸다. 엔지니어링·자동화 분야 다국적 기업인 이머슨은 산업 경기 민감도가 높은 만큼, 중국 제조업 둔화 흐름이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솔라에지 테크놀로지스는 특정 재료 없이도 5.7% 오르며 이번 주 누적 11% 상승률을 기록했다. 태양광 저장장치(stock-keeping unit) 경쟁사와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리밸런싱 매수” 추정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데이브앤버스터스 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며 주가가 16% 급락했다. 조정 EPS는 0.40달러로 팩트셋 전망치(0.91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매출도 5억5,740만 달러로 예상치(5억6,280만 달러)에 소폭 미달했다. 가정 밖 여가소비 둔화와 비용 인플레이션이 동시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노보 노디스크는 주 1회 투여형 체중 감량 후보물질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 단독요법’이 68주 만에 평균 11.8%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3% 올랐다. GLP-1 시장은 이미 ‘위고비(Wegovy)’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와 ‘자전드(Zepbound)’의 일라이릴리 등이 각축을 벌여, 새로운 파이프라인 진전 소식은 장기 성장 스토리에 대한 확신을 강화시킨다.
애드트란(Adtran)은 1억5,000만 달러 규모 전환사채(convertible senior notes) 발행 계획을 밝힌 뒤 11% 넘게 하락했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어 잠재적 희석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로켓랩도 최대 5억 달러 보통주 추가 발행(secondary offering) 계획을 발표하며 10% 미끄러졌다. 고성장 우주 비즈니스 모델의 자금 소요가 커질 때마다 단기 주가 조정을 겪는 ‘캐시 번(cash burn)’ 리스크가 다시금 부각됐다.
오스카 헬스는 3억5,500만 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upsized’(증액) 가격으로 사모 발행한다고 알리자 4% 하락했다. 헬스케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특성상 성장 자금이 불가피하지만, 높은 이자 비용과 장기 전환 희석 위험이 동반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데니즈(Denny’s)는 행동주의 펀드 JCP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주마나 캐피털이 9.4% 지분을 신고하며 경영진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공시하자 장 초반 4.2% 올랐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돼 마지막에는 4.5% 하락 전환했다. 미국 전통 다이너 체인의 브랜드 노후화와 메뉴 혁신 필요성 등이 행동주의 펀드의 개선 요구 배경으로 해석된다.
● 용어 해설 및 전문가 시각
Telehealth는 원격의료로, 모바일 앱·화상 통신 등을 이용해 의료진과 환자가 비대면 상담·처방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Convertible senior notes(전환사채)는 일정 기간 후 발행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초기에는 채권 이자를 지급받다가 주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대규모 발행 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dilution)될 수 있다는 점이 주가에 부정적이다.*
이번 장세는 개별 종목 뉴스에 따라 주가가 즉각 반응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미국 금융시장이 금리·경기 변수보다 기업 실적 및 거래·규제 이벤트에 초점을 맞추는 ‘마이크로(micro) 장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투자자들은 공급망, 규제, 파트너십, 자본 조달 등 세부 요인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또한 디즈니·웹툰엔터테인먼트 사례에서 보듯, 다국적 미디어 기업과 IP 플랫폼의 전략적 지분 교환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 콘텐츠 유통을 넘어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서브스크립션 경제’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콘텐츠 기업도 글로벌 OTT·플랫폼과 유사한 파트너십 모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던진다.
마지막으로, 행동주의 펀드의 자극을 받은 데니즈 사례처럼,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요구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여전히 주요 투자 테마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외 기업 모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IR(Investor Relations)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