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산층 은퇴자의 현실적인 월 예산 공개

“은퇴 준비는 누구나 강조하지만, 막상 은퇴 후 실제 생활비가 얼마가 드는지는 알려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교사로 32년을 근무하고 지난해 정년퇴직한 다이앤 팻슨(68)이 밝힌 첫 마디다. 그는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면서도 “즐겁고 여유로운 노후”를 유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예산표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이앤은 자신의 실제 월 지출 내역을 GOBankingRates와 공유하며 또래 은퇴자들에게 “3개월 이상 가계부를 작성하고 예상 비용에 20%를 더해 계획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다음은 그가 공개한 항목별 예산과 체계적인 관리 노하우다.

1. 고정 수입(총 6,550달러)

다이앤은 매달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2,850달러, 교직 연금 2,200달러, 퇴직연금 계좌 인출액 1,500달러를 합쳐 총 6,550달러의 현금 흐름을 확보한다. 그는 연금 계좌에 남은 약 58만 달러가 ‘4% 인출 규칙’에 맞춰 최소 25년 이상 버티도록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4% 규칙은 은퇴자들이 원금 고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연간 인출액을 잔액의 4% 내로 제한하는 보수적 전략이다.

2. 주거비(1,650달러)

지난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완납한 그는 “빚에서 해방됐지만 재산세·주택보험·난방비 등으로 매달 1,650달러가 빠져나간다”고 밝혔다. 특히 “미시간의 혹독한 겨울은 난방비를 급격히 끌어올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3. 의료비(875달러)

그는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174.70달러)가 사회보장연금 수령액에서 자동 공제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보충보험, 처방약, 치과 진료 등을 더하면 월 의료비가 875달러 수준까지 상승한다. 다이앤은 “은퇴해도 의료가 ‘무료’인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4. 식료품비(600달러)

요리를 좋아하지 않던 그는 최근 요리 모임과 저녁식사 클럽을 운영하며 식비를 절감하고 사회적 교류도 유지한다. “친구들과 돌아가며 요리하니 비용을 낮추고 정서적 만족도 높인다”고 했다.

5. 교통비(200달러)

자동차 할부는 끝났지만 보험료, 연료비, 정비비로 월 200달러를 지출한다. 그는 “장보기를 한꺼번에 처리해 기름값을 줄인다”며 고유가 상황에서의 꿀팁을 공유했다.

6. 여가·취미(400달러)

다이앤은 요가 강습, 두 개의 북클럽 회비, 친구들과 영화관람 등에 400달러를 책정했다. “활동적인 삶은 지출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7. 여행(300달러)

손주들이 살고 있는 콜로라도 방문을 위해 매달 300달러를 여행 적립금으로 따로 모은다. 그는 “코스타리카 여행도 준비 중”이라며 설렘을 전했다.

8. 비상자금(200달러)

지난해 보일러가 고장 나 수리비가 크게 들었던 경험 이후 매달 200달러를 ‘비상 예비비’로 적립한다. 재난·수리·의료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려는 목적이다.

9. 기타(400달러)

이 항목은 이·미용, 선물, 의류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을 커버한다. 그는 “소액이라도 별도 항목을 두면 계획이 틀어지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 지출 총계와 잉여 자금

위 항목을 합산하면 다이앤의 평균 월 지출은 약 4,925달러다. 그는 “달마다 변동이 있지만 대체로 5,000달러를 넘지 않는다”며 남은 금액은 비상금 또는 투자 계좌에 재투입한다고 밝혔다.

“은퇴 전 최소 3개월간 실제 지출을 추적하고, 예상비용에 20%를 추가하라. 항상 ‘예상 밖’이 존재한다.” — 다이앤 팻슨

전문가 시각: 중산층 은퇴자를 위한 현실적 조언

첫째, 현금 흐름 다변화다. 사회보장연금, 공적·사적 연금을 함께 가져가면 시장 변동성에 따른 위험이 완화된다. 둘째, 4% 인출 규칙 준수는 장수 리스크를 줄여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계에 따르면 평균 65세 여성의 기대수명은 86세 이상으로, 보수적 인출 전략이 중요하다. 셋째, 의료비 대비다. 은퇴자 의료비는 소비자물가(CPI) 대비 두 배 이상 빠르게 상승해왔으며, 메디케어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용어 설명

  •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 성격의 노후소득 제도.
  • 4% 인출 규칙: 은퇴 후 연간 생활비를 은퇴 자산의 4% 이하로 제한하면 30년 이상 자산 고갈을 방지할 수 있다는 금융계 가이드라인.
  • 메디케어 파트B: 65세 이상 미국인이 가입할 수 있는 외래진료 중심의 공공의료 보험. 파트A(입원)와 달리 월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결론

다이앤의 사례는 “고정 수입 6,550달러로 월 5,000달러 이하 지출”이라는 명확한 숫자로, 은퇴 생활비가 막연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집을 소유했더라도 세금과 관리비는 필수이며, 의료·여행·여가 등 삶의 질을 좌우하는 영역에 적정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비상자금 확보와 지속적 예산 점검이 중산층 은퇴자의 재정안정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