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건설업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분양가 인하

미국 주택 건설업체들이 수요 약화에 직면해 분양가를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 이하 NAHB)가 2025년 7월 발표한 월간 주택 건설업체 신뢰지수(HMI)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지수는 33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으나 50 미만은 여전히 부정적으로 간주된다. 지난해 같은 달 41이었던 지수는 15개월 연속 ‘비관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7월 17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통과된 예산법(budget act)이 가계·주택업체·소기업 대상 세제 혜택을 포함하면서 지수가 소폭 상승했으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몇 달째 높은 수준에서 횡보하며 주택 구매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

“이 법이 부진했던 봄철 이후 경기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주택 시장은 높은 금리로 인한 구매 여력 악화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 버디 휴스(Buddy Hughes) NAHB 의장 겸 노스캐롤라이나주 렉싱턴 소재 주택 건설업체 대표는 설명했다.

수요 위축을 반영하듯 7월엔 건설업체 38%가 분양가를 인하했으며, 이는 NAHB가 해당 항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최고치다. 4월 가격 인하 비중은 29%였다. NAHB에 따르면 평균 인하 폭은 11월 이후 매달 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HMI: Home Builder Confidence Index


모기지 금리 바이다운이란?

최근 바이다운(buydown)은 주택업체가 일정 기간 모기지 금리를 일시적으로 낮춰주는 인센티브다. 예컨대 30년 고정금리가 7%일 때, 첫 1~3년간 4~5%로 낮춰 주고 차액은 건설업체가 대신 부담한다. 이는 초기 월납입액 부담을 줄여 계약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지만, 할인 폭이 크면 업체의 마진 손실이 커진다.

UBS의 부동산·호텔업종 애널리스트 조너선 월로신(Jonathan Woloshin)은 “공공 상장 건설업체가 금리 바이다운에 더해 추가 가격 인하까지 병행한다면 총마진과 주당순이익(EPS)에 더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판매량과 판관비(SG&A) 레버리지로 마진 감소를 상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표별 세부 결과

HMI의 세부 구성지수를 보면 현재 판매 여건 지수는 1포인트 오른 36, 향후 6개월 판매 기대 지수는 3포인트 오른 43으로 집계됐다. 반면 잠재 구매자 교통량(바이어 트래픽) 지수는 1포인트 내린 20으로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NAHB 수석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디츠(Robert Dietz)는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높은 주택 가격과 금리 부담으로 2025년 연간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연초 대비 단독주택 허가 건수는 6% 줄었고, HMI상의 건설업체 트래픽 역시 2년여 만의 최저치”라고 진단했다.


지역별 동향

지역별로는 북동부(Northeast)에서만 지수가 1포인트 상승했으며, 중서부(Midwest)는 보합, 남부(South)와 서부(West)는 추가 하락해 서부가 가장 약세를 보였다. 현지 건설업계는 고금리와 건축 자재 비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분양가 인하와 인센티브 확대 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투자자 관점의 시사점

이번 지표는 주택 건설주 투자자에게 두 가지 방향성을 제시한다. 첫째, 수요 둔화→가격 인하→마진 압박이라는 악순환이 지속되면 단기 실적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예산법 등 재정 부양책이 실제로 소비 심리를 개선하고 금리 하락이 병행될 경우, 억눌린 수요가 재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투자자는 금리 방향성과 건설업체의 가격·인센티브 전략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특히 분양가 인하 비율 38%는 팬데믹 이후 신축 주택 프리미엄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가격 정상화와 동반된 시장 재균형을 앞당길 수도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중소형 건설사와 하청업체에 유동성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