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경고에 유럽 건설·자재주 동반 하락

유럽 건설·자재주, 미국 주택시장 우려에 흔들리다


유럽 증시에서 북미 매출 비중이 큰 건설 및 자재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전 세계 최대 섬유 시멘트(fiber cement) 생산업체인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James Hardie Industries Plc)미국 주택시장 둔화를 경고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히 악화된 영향이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호흐티프(ETR: HOTG)와 스웨덴 아사아블로이(OTC: ASAZY)는 각각 0.9% 하락했고, 스칸스카는 0.4%, 스위스 술저는 1.5%, 프랑스 렉셀(EPA:RXL)은 0.7% 후퇴했다. 같은 시각(05:15 ET, 09:15 GMT) 영국 장비 임대업체 애쉬티드 그룹(LON:AHT)과 해충 방제 전문 렌토킬도 각각 0.7%, 0.6%씩 밀렸다.

건설 현장 이미지

제임스 하디, 50년 만의 최대 폭락

같은 날 시드니 증시에서 제임스 하디 주가는 무려 28% 폭락하며 1973년 이후 하루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6월 분기(회계연도 1분기) 실적 부진과 함께 북미 신규 주택 및 보수(repair & remodeling) 수요가 예상보다 더 약하다는 경고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회사는

고객·계약업체와의 모든 대화에서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이 빠지지 않는다

며, Aaron Erter CEO의 말을 전했다. 그는 주택 소유자들이 대규모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미루고 있으며, 단독주택 착공의 최대 걸림돌은 ‘가격 부담(affordability)’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정 순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1억 2,690만 달러를 기록했고, 북미 매출도 12% 줄었다. 북미는 회사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며, 특히 텍사스·플로리다·조지아주에서는 과도한 재고와 가격 부담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 12년 만의 ‘가장 느린’ 봄 성수기

미국 부동산시장은 이미 최근 12년 중 가장 저조한 봄 매매 시즌을 경험했다. 하루 전인 8월 19일 미국 주택건설업체 톨 브라더스(NYSE:TOL)가 발표한 신규주택 주문 건수도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며, 높은 원가 상승·타이트한 신용이 수요를 억눌렀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미국 주택 건설

섬유 시멘트와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란?

섬유 시멘트는 시멘트에 셀룰로오스 섬유를 혼합해 만든 건축 외장재로, 내구성과 내화성이 뛰어나 주택 외벽·사이딩(Siding) 소재로 각광받는다. 한편 어포더빌리티는 ‘구매력 대비 주택 가격 부담 수준’을 뜻한다. 금리 상승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 주택 구매 가능 지수가 급격히 악화돼 착공·리모델링 모두 위축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곧, 건축 자재 수요 둔화 → 매출 감소 → 주가 약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연쇄 반응을 야기한다. 이번 제임스 하디발 경고가 유럽 상장 건설·자재주까지 압박한 이유다.


시장 전문가 시각

영국계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CapEx)와 소비자 지출(C2)가 동시에 식으면서, 최소 2~3개 분기는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에너지효율 규제 강화, 노후주택 교체 수요가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변수”라며,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사 위주로 저가 매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 투자 회의

전망과 과제

결국 미국 금리 기조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만약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로 갈수록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어포더빌리티 지수 개선 → 주택 착공 증가 → 건자재 수요 회복의 선순환 고리가 열릴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재상승·금리 고착화가 이어진다면 유럽 소재사들의 북미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각 사의 지역 다변화 전략, 공장 자동화 투자, 고부가 건축자재(고단열·친환경 소재) 라인 확대 여부가 향후 투자 매력도에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결론

제임스 하디의 실적 쇼크는 “미국 주택시장 냉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시장 전반에 던졌다. 이에 따라 북미 비중이 높은 유럽 건설·자재주단기 조정을 받았으나, 금리·인플레이션·주택 공급이라는 세 변수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중장기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들의 주문잔고·지역별 매출 구성·원가 관리를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