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건설업계 체감경기가 10월 들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회복세를 보이며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NAHB(미국전국주택건설업협회)가 발표한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Housing Market Index, HMI)가 37로 상승해 지난 4월(40)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10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 32에 머물렀던 HMI는 불과 한 달 만에 5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33)를 넉넉히 웃도는 결과로, 단독주택 착공 전망 개선과 장기 모기지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동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HMI는 50 이상이면 업계 전반이 ‘호황’을 체감한다는 의미이며, 50 미만이라도 지수가 상승하면 ‘심리 개선’으로 간주된다. 1이번 37포인트 기록은 아직 확장·수축의 임계점에는 못 미치지만, 2023년 말 이후 침체가 길어졌던 주택시장에서 ‘바닥 확인’ 신호로 해석된다.
세부 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 향후 6개월 판매 기대지수는 9포인트 급등한 54를 기록해 호황 구간에 재진입했다.
• 현재 판매 조건 지수는 34에서 38로, 잠재 구매자 교통량 지수는 21에서 25로 각각 상승했다.
세 지수가 동반 상승한 것은 202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로버트 디츠 NAH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9월 초 6.5%를 웃돌다가 10월 초 6.3%까지 내려왔다“며 “연준(Fed)의 추가 완화 기대가 더해지면서 2026년 단독주택 착공이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급 측 비용 부담은 여전히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재·인건비·토지가격 등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요 확보를 위한 가격 인하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38%의 건설사가 10월 주택 가격을 인하했다고 응답했으며, 평균 인하 폭은 6%에 달했다. 가격 인하 비중(37~39%)은 6월부터 큰 변동 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인하 폭이 6%까지 확대된 것은 1년 만이다.
HMI란 무엇인가?
HMI는 전국 900여 개 주택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현재 단독주택 판매 실적 ▲향후 6개월 판매 기대 ▲잠재 구매자 교통량 등 세 문항을 조사해 산출한다. 1985년 100을 기준값으로 잡고 0~100 사이 수치로 발표한다.
용어 해설
• 단독주택 착공(single-family housing starts): 단독주택 신축 공사에 실제 착수한 건수로, 향후 주택 공급을 가늠하는 핵심 선행지표다.
• 30년 고정 모기지(30-year fixed-rate mortgage): 대출 기간 30년 동안 금리가 변하지 않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미국 주택시장 수요를 결정짓는 대표 지표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수 반등이 지속되려면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와 함께 자재·인력난 해소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는 “금리 하락→수요 회복→착공 증가라는 선순환 고리가 작동하려면 최소 2~3분기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HMI는 2021년 말 80선, 2022년 5월 69선 고점을 크게 밑돈다. 그러나 낙폭 과다 구간에서 반등한 점을 감안할 때, 2024~2025년 주택시장 침체·고금리 이중 부담 국면이 서서히 완화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기자 해설
본 지수는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경기 조기경보’ 역할을 한다. 주택은 소비·투자를 아우르는 거대 내구재이기 때문에, 체감경기 개선은 가계 소비 확대와 건설·가공업 고용 증가로 파급되기 쉽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전망과 맞물리면, 2026년 미국 내 신규주택 공급 확대가 글로벌 원자재·금융 시장에도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모기지 금리 6%대가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실제 수요 회복이 지수만큼 빠르게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건설업체의 할인 경쟁이 장기화되면 이익률이 더 압박받을 수 있다.
끝으로, HMI가 ‘심리’ 지표인 만큼, 실물 지표인 주택 착공·완공·판매 실적과 교차 검증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4분기 주택 관련 지표와 연준의 11월, 12월 FOMC 회의를 면밀히 주시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