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형 펀드, 5주 만에 최대 규모 자금 유출

[뉴욕] 미국 투자자들이 기록적인 주가 수준에서 차익을 실현하며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을 빼냈다. 이는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고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9월 10일까지 한 주 동안 $104억4천만 달러어치의 미국 주식형 펀드를 순유출시켰다. 이는 8월 6일 이후 5주 만에 최대 규모다.

S&P 500 지수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목요일 장중 사상 최고치인 6,592.89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에 따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24.33배로 치솟아 10년 평균 19.38배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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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유형별 동향

이번 주 대형주 펀드에서는 182억2천만 달러가 순유출돼 6월 18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형주 펀드소형주 펀드에서도 각각 9억1,200만 달러, 4억4,200만 달러가 빠져나가며 전반적인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반면 섹터별 펀드는 흐름이 달랐다. 전체 섹터 펀드는 3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며 37억7천만 달러를 빨아들였고, 그중에서도 기술 섹터34억2천만 달러로 유입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채권으로의 자금 이동은 지속되고 있지만, 인공지능·클라우드 수요가 견인하는 기술업종에 대한 구조적 기대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월가의 한 대형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전했다.


채권·현금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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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 펀드로는 86억1천만 달러가 순유입돼 21주 연속 자금 유입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단·중기 국채 및 재무부 펀드23억7천만 달러, 단·중기 투자등급 회사채 펀드12억 달러가 몰렸다.

뮤니채(지방채) 펀드로 들어간 자금도 3주 만에 최고치인 21억8천만 달러에 달했다. 지방채는 연방세 면제 혜택 때문에 고소득 개인 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상품이다.

또한 머니마켓펀드(MMF)는 3주 연속 유입세를 이어가며 무려 400억5천만 달러를 빨아들였다. 이는 고금리 환경에서 단기 현금성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용어 해설

P/E(주가수익비율)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이익 대비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미래 성장 기대를 선반영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뮤니채 펀드는 미국 주·시·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한다. 이자소득에 대한 연방 세금이 면제되기 때문에, 과세소득이 높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전문가 시각과 시장 전망

월가 전략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자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했지만, 이는 리밸런싱 차원의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향후 연준(Fed)이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유지되는 한, 대형 기술주 및 성장주에 대한 구조적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24배를 웃도는 선행 P/E가 과거 평균을 크게 웃도는 만큼, 예상보다 빠른 경기둔화나 지정학적 악재가 현실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공존한다.

일각에서는 “채권과 MMF에 대한 자금 유입이 계속된다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중동·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변수를 주시하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사이에서 자산배분 전략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KEY DATA

• 주식형 펀드 순유출: $104.4억 (9월 4~10일)
• S&P 500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6,592.89
• 선행 P/E: 24.33배 (10년 평균 19.38배 대비 +25.6%)
• 대형주 펀드 순유출: $182.2억
• 채권형 펀드 순유입: $86.1억
• MMF 순유입: $400.5억

※ 본 기사에 사용된 모든 수치는 LSEG 리퍼(Lipper) 주간 자금 흐름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