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큰 폭으로 증가해 노동시장 식어가는 조짐이 뚜렷이 나타났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9월 6일로 끝난 주간 계절조정 기준 신규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2만7,000건 늘어난 26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23만5,000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같은 주에 “2024년 3월까지 12개월 동안 비농업부문 고용이 91만1,000개 과다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정정한 데 이어 나왔다. 앞서 9월 5일 발표된 월간 고용보고서는 8월 고용 증가세가 거의 멈췄고 6월에는 4년 반 만에 일자리 감소가 발생했다고 밝혀,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고용시장이 빠르게 식었음을 시사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9월 9일(월) 발표한 소비자 설문에 따르면, 8월 취업 자신감은 2013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수요일(9월 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 사실상 확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연준은 관세발 물가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1월 완화 사이클을 잠시 멈춘 바 있다.
한편 ‘계속 청구’(continuing claims), 즉 첫 주 이후에도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인원은 8월 30일 종료 주 기준 193만9,000명으로 전주와 동일했다. 이는 아직 대규모 해고가 본격화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하나, 신규 청구 급증과 맞물려 향후 고용시장 둔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어 해설*
초기 실업수당 청구(initial claims)는 고용주로부터 해고된 뒤 처음으로 주정부에 실업급여를 신청한 건수를 말한다. 이는 노동시장 냉각 여부를 가장 신속히 보여주는 선행지표다.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은 농업·정부·비영리 부문 등을 제외한 미국 민간 부문의 종사자 수를 의미하며, 매달 첫째 주 금요일 발표되는 ‘월간 고용보고서’의 핵심 지표다.
전문가 시각 및 함의
전문가들은 신규 청구 건수가 26만 건 중반대를 돌파한 것은 “고용시장의 구조적 피로를 반영한다”고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30만 건을 넘어설 경우 경기 침체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시장은 향후 발표될 지표들과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세 불확실성이 기업의 고용 계획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완화 정책이 고용 안정으로 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또한 정부의 91만 개 과다 계상 정정은 과거 고용 호조에 대한 재평가를 불러왔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표면적 고용 수치보다 경기가 더 약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 금리와 달러 인덱스 등 주요 자산 가격은 연준의 추가 완화와 경기 둔화를 동시에 선반영하는 모습이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의 취업 자신감이 6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뉴욕 연은 조사 결과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물리적 고용지표 이상으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는 소비 지출 위축→기업 매출 감소→추가 감원이라는 하향 스파이럴(downward spiral)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종합적으로 이번 주간 실업수당 통계는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고용’ 구간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과정에 진입했음을 확인시켜 준다. 시장은 향후 연준의 완화 속도, 관세 정책 변화, 그리고 다음 달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를 주시하며 리세션(경기침체) 가능성을 가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