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둔화 신호에 달러 약세…금·은 가격도 동반 하락

달러 인덱스(DXY)가 2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2.5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전날 대비 0.03% 하락한 가운데, 미국 제조업 지표와 주택 지표가 일제히 기대치를 밑돌며 달러 매도세를 자극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장 초반 실업수당 청구 감소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장중 발표된 S&P 글로벌 미국 제조업 PMI가 49.5로 급락하면서 방향을 틀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52.7)를 크게 밑돌 뿐 아니라 7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신규주택 판매도 전월 대비 0.6% 증가에 그쳐 전망치(4.3% 증가)를 하회했다.

달러 인덱스 차트

미국 지표 세부 내용1
ㆍ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21만7,000건(예상 22만6,000건)
ㆍ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국가활동지수: -0.10(전월 -0.16, 예상 -0.15)
ㆍS&P 제조업 PMI: 49.5(전월 52.9)
ㆍ6월 신규주택 판매: 62만7,000건(예상 65만 건)

실업수당 청구 감소는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재확인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기조를 지지했지만, 제조업·주택 지표 부진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워 달러를 끌어내렸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3%로,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63%로 반영하고 있다.


유로화, PMI 호조·무역 기대감에 2.5주래 최고

같은 날 EUR/USD 환율은 0.04% 상승하며 2.5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유로존 7월 제조업 PMI(49.8)와 종합 PMI(51.0)가 각각 3년·11개월 만의 최고치로 나타나 유로 강세를 이끌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고한 대로 예금금리를 2.00%에 동결하며 “중기적 물가 목표(2%)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위험 요인은 하방 쪽으로 기울어 있으며, 강한 유로화는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억제할 수 있다”고 언급해 추가 긴축 여지는 제한적임을 시사했다.

유로/달러 환율

시장금리 연동 파생계약(스왑)은 9월 11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6%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주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다.


엔화, 안전자산 수요 둔화로 강세 폭 축소

한편 USD/JPY 환율은 0.03% 상승했다. 니케이225 지수가 1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됐고, 미 국채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엔화 매도가 유입됐다. 이날 발표된 일본 7월 제조업 PMI는 48.8로 경기위축 구간을 유지한 반면, 서비스 PMI는 53.5로 5개월 만의 고점을 찍어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지난 주말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LDP)이 과반을 상실함에 따라 일본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은 가격, 무역긴장 완화와 금리 동결에 동반 약세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1.7달러(0.64%) 하락했으며 9월물 은도 0.49% 떨어졌다. 미국·일본 간 무역협정 타결 및 EU·미국 간 협상 진전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요 배경이다. 여기에 ECB의 금리 동결과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이 귀금속 투자 매력을 낮췄다.

다만 달러 인덱스가 약세를 보인 점, 그리고 우크라이나·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은의 하단을 지지했다. 펀드 자금 유입도 이어지며 전일 기준 금 ETF 보유량은 2년 만의 최고치, 은 ETF는 3년 만의 최고치로 늘었다.


용어 풀이2

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구매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제조업·서비스업 경기의 확장(50 이상)·수축(50 미만)을 판단하는 선행지표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연간 8차례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스왑은 시장 참가자들이 기준금리 전망을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금리 인하 또는 인상 확률을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전문가 시각

뉴욕 소재 대형 자산운용사 외환책임자는 “제조업 지표가 지속적으로 50선을 밑돌 경우 9월 FOMC에서의 선제적 금리 인하 논의가 힘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고용·서비스 부문의 견조함이 여전히 Fed의 고민을 깊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제조업 둔화와 노동시장 강세가 엇갈리면서 달러 방향성은 단기적으로 지표 민감도가 커질 전망이다. 델리케이트한 균형 구도가 이어지는 만큼, 투자자들은 7월 PCE 물가8월 잭슨홀 심포지엄 등 남은 빅 이벤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