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후원하는 모기지 기업인 패니메이(Fannie Mae)가 최근 조직 재편의 일환으로 정보기술(IT)과 다양성·형평성·포용(DEI)을 포함한 여러 부서에서 62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했다. 이번 결정은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 윌리엄 펄티가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 직접 올린 글을 통해 확인됐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펄티 국장은 “우리는 여타 사업체와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과 신규 주택 판매라는 핵심 업무에 직접 관련되지 않는 직무를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며 “현재 패니메이는 7,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를 보다 민첩하고 효율적인 조직
으로 만들기 위한 구조 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패니메이 내부의 윤리·내부조사 부서 소속 고위 인사 약 12명을 해고함으로써
“부정행위를 예방·조사하기 위한 내부 안전장치가 약화됐다”
고 보도했다. 이는 감시 체계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패니메이와 백악관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인력 감축의 세부 기준, 향후 추가 구조조정 여부 등 구체적 계획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펄티 국장은 이달 초 패니메이와 프레디맥(Freddie Mac) 공개 상장(IPO)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25년 말까지 IPO를 추진하는 방안을 평가 중”이라며 시기를 못 박았다. 두 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뒤 FHFA 감독 아래 관리 상태(콘서버터십)에 놓여 있다.
용어·배경 설명
콘서버터십(Conservatorship)은 부실 금융기관을 정부 감독하에 두어 자본 건전성을 회복시키는 제도를 뜻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급격한 부실을 경험한 패니메이·프레디맥은 이를 통해 파산을 면하고 모기지 시장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패니메이(Fannie Mae)는 1938년 설립된 주택금융기관으로 시중 은행에서 발행된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기지담보증권(MBS)이 투자자에게 판매돼, 결과적으로 미국 내 주택 구입 비용 인하에 기여한다.
FHFA는 패니메이·프레디맥 및 연방주택금융대(FHLB)를 감독하는 정부 기관이다. 국장 교체나 정책 변화에 따라 두 기관의 경영·전략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이번 감원은 비용 절감 및 플랫폼 혁신을 목표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IT 인력 감축이 단기적으로 혁신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중복 업무를 제거해 장기적 효율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분석한다. 반면 DEI 부서 축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흐름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불어 패니메이의 IPO 추진 시점이 ‘2025년 말’로 언급됐지만, 실제 상장 성사 여부는 정권 교체, 의회 승인, 주택시장 상황 등 복합 변수에 달렸다. 최근 금리 변동성과 주택가격 상승세를 고려할 때, 시장은 공모가 산정 및 투자자 수요 예측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부 윤리·감사 부서 급격한 인력 감축은 감독 공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규제 당국의 추가 개입이나 감사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IPO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패니메이는 조직 슬림화·수익성 제고·투명성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성공 여부는 시장 신뢰 회복과 정책 환경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