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재가동에도 유럽 증시 하락… 영국 3분기 성장 부진

유럽 증시가 목요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소식이 심리를 지지했으나, 영국 3분기 성장률 부진과 개별 기업 뉴스가 혼재하며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 독일 DAX 지수는 -1.4% 하락했고, 프랑스 CAC 40-0.1%로 소폭 밀렸다. 영국 FTSE 100-1.1% 하락 마감했다.

2025년 11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 종료 법안에 서명하면서 장 초반에는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되는 흐름이 관찰됐다. 다만 영국 국내총생산(GDP) 둔화 지표가 확인되고, 유럽 주요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가이던스가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를 제약하며 유럽 주요 지수는 결국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셧다운 종료는 연방정부의 사상 최장기 중단 사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법안은 하원에서 222 대 209로 통과됐으며, 공화당 216명과 민주당 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상원은 이미 주 초에 해당 법안을 가결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최소 1월 30일까지 연방정부 운영 예산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셧다운 기간 중 연방 서비스 전반이 차질을 빚었으며, 특히 항공 교통 및 여행 안전 인력 부족으로 미국 전역에서 수천 건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는 세계 최대 경제의 성장률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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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3분기 성장률, 0.1%에 그쳐

유럽으로 시선을 돌리면, 목요일 공개된 지표에 따르면 영국 경제는 2025년 3분기0.1% 성장하는 데 그쳐 둔화가 확인됐다. 이는 2분기 0.3% 성장에서 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영국 국가통계청(ONS)9월 단월 기준 GDP가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는 이달 후반 공개 예정인 예산안을 준비 중이다.

한편 영란은행(BoE)은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동결을 간발의 차로 결정했지만, 통화정책위원회(MPC)12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부진한 GDP가 그런 선택을 촉발할 명분을 제공한다고 해석한다.

제임스 벤틀리(파이낸셜 마케츠 온라인 이사)는 “오늘의 GDP 수치는 영란은행이 다음 달 그 문으로 들어설 모든 이유를 제공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소강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영국의 침체된 성장을 재가동하는 데 있을 것이며, 12월 금리 인하는 이제 거의 기정사실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가이던스: 혼조 속 선별적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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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Siemens)는 2025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이익과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년 연속 순이익 신기록으로, 디지털 인더스트리스마트 인프라 부문의 성장세가 모빌리티 부문의 약한 수주를 상쇄한 결과다.

머크 KGaA(Merck KGaA)는 2025 회계연도 가이던스를 상향(타이트닝) 조정했다. 3분기 실적이 개선됐고, 특히 헬스케어생명과학 부문에서의 견조한 실적이 전자 부문 약세를 메웠다는 설명이다.

도이체 텔레콤(Deutsche Telekom)은 최근 UScellular 인수를 반영해 2025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회사는 배당 확대 계획을 밝히는 한편, 3분기 매출 증가를 보고했다.

아비바(Aviva)Direct Line 인수에서 기대되는 비용 시너지 상향을 반영해 향후 3년간 주당 영업이익 11% 성장을 전망했다.

버버리(Burberry)2분기 직영점 기준 비교가능 매출예상을 상회하는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사적인 턴어라운드 전략의 초기 진전과 중국에서의 안정화 신호로 해석된다.

하팍로이드(Hapag-Lloyd)9개월 누적 순이익이 50% 감소했다고 밝히고, 연간 실적 가이던스 상단을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시장 변동성과 비용 상승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롤스로이스(Rolls-Royce)2025 회계연도 전망을 재확인했다. 회사는 10월까지 견조한 영업을 유지했으며, 민간항공(Civil Aerospace)파워시스템 부문의 지속적 수요, 그리고 디펜스 부문의 안정적 진척이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원유시장: 재고 증가 불안에도 소폭 반등

국제유가는 목요일 소폭 반등했다. 브렌트유 선물+0.8% 올라 $63.23/배럴을 기록했고,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0.8% 상승한 $58.98/배럴에서 거래됐다. 전일 두 벤치마크는 약 4% 하락했는데, 이는 미국석유협회(API)11월 7일로 끝난 주의 미국 원유 재고가 13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OPEC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용어 길라잡이: 투자자 이해 돕는 핵심 개념

DAX, CAC 40, FTSE 100은 각각 독일, 프랑스, 영국을 대표하는 주가지수다.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구성돼 해당 국가 및 유럽 주식시장의 전반적 위험선호와 실물경기 기대를 반영한다. 브렌트유WTI는 국제유가의 두 핵심 벤치마크로, 전자는 북해산, 후자는 미국 텍사스산 원유 가격을 의미한다. API는 민간기관으로서 주간 원유재고 추정치를 발표해 단기 수급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 ONS는 영국의 공식 통계기관으로 GDP와 물가 등 거시지표를 공표한다.


시장 진단과 시사점

셧다운 종료는 정책 불확실성 완화라는 측면에서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지만, 유럽 시장은 영국 성장 둔화혼재한 기업 실적, 그리고 원유 수급 우려가 맞물리며 상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영국의 0.1% 성장9월 -0.1% 역성장은 소비·투자 활력 저하를 시사하며, 이는 BoE의 12월 완화 옵션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채권 수익률에 선반영될 경우, 금융주에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경기민감주는 완화 기대성장 둔화의 상쇄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기업 레벨에서는 지멘스·머크 KGaA처럼 구조적 성장 부문(디지털·인프라·헬스케어·생명과학)의 견조함이 재확인된 반면, 하팍로이드 실적 둔화가 보여주듯 물류·해운 등 비용 민감 업종은 변동성에 취약함이 드러났다. 도이체 텔레콤배당 확대M&A 반영 가이던스 상향은 통신 섹터의 방어적 매력과 캐시플로우의 안정성을 부각시킨다. 버버리의 매출 개선은 중국 수요 안정화의 조짐으로 해석되나, 추세화 여부는 향후 분기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다.

원유는 단기 재고 증가와 중기 공급 초과 전망(2026년)이 가격 상단을 제한한다. 가격의 구조적 추세 전환보다는 수급 뉴스에 따른 범위 내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중앙은행 정책 기조에도 점진적 완화를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유럽 증시는 정책 완화 기대성장 둔화 우려 사이에서 종목·섹터별 차별화가 심화될 소지가 크다.


참고: 본 문서의 수치·인용은 기사 원문의 내용을 충실히 번역·정리한 것이다. 시장 상황은 공시·지표·기업 발표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