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셧다운 31일째…교통부 장관 “항공편 지연 더 늘 것” 경고

워싱턴발 항공 대란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교통부(USDOT)션 더피(Sean Duffy) 장관은 31일째 계속되고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과 관련해 “향후 며칠 사이 항공기 운항 지연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년 10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더피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Fox News)의 ‘아메리카스 뉴스룸(America’s Newsroom)’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주말 그리고 다음 주 초·중반까지 미 국내 공역(空域·airspace) 전반에서 더 많은 운항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지금도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셧다운이 장기화할수록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지연 및 결항은 더 잦아질 것이다.” — 션 더피 미 교통부 장관


주요 공항 곳곳에서 이미 지연 사태 표면화

전날인 30일(현지 시각)에는 플로리다주 올랜도 국제공항(Orlando International Airport),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Dallas/Fort Worth International Airport), 워싱턴 D.C. 인근 공항들에서 항공관제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이 줄줄이 지연됐다. 특히 워싱턴 D.C. 지역에서는 관제탑 근무 교대 인원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구간도 있어, 이·착륙 슬롯(항공사 운항 시간대) 조정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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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직격탄연방항공청(FAA) 소속 항공교통관제사(ATC)교통보안청(TSA·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 요원에게 집중되고 있다. 현재 13,000명 규모의 ATC, 50,000명 규모의 TSA 직원임금을 받지 못한 채 필수 인력으로 지정돼 계속 근무 중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파업할 수 없어 근무 현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휴가·병가·퇴직 등 ‘소극적 이탈’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공항업계의 시각이다.

용어 설명

TSA(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신설된 미국 국토안보부(DHS) 산하기관으로, 항공 보안 검색·탑승객 신원 확인·화물 검사 등을 담당한다. 관제사와 달리 직접 항공기 운항을 지시하진 않지만, 보안 검색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공항 전체 운영에 병목 현상이 발생해 지연으로 이어진다.


장기 셧다운이 항공산업·여행객에 미치는 파급 효과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아직 공식 운항 축소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노선별 지연 패턴이 뚜렷해지면서 승객 연결 편공항 슬롯 배분 조정에 나서고 있다. 여행 업계는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30분 지연이 3시간으로 확대되는 ‘도미노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항공기 제작·정비를 담당하는 정비허가연방검사(Aviation Safety Inspector) 일부는 ‘비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일시 휴직 상태다. 이로 인해 신규 항공기 안전 점검 일정이 밀리면 운용 항공기 예비율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지연·결항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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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해법 불투명…여론은 피로감 고조

더피 장관은 인터뷰에서 “정부 셧다운이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의회 예산안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여론조사업체들에 따르면, 미국민 다수가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생활·경제적 부담을 체감하고 있으며, 특히 항공편 신뢰성에 대한 불안감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항공노조협회(Association of Flight Attendants) 등 노동단체는 “무급근무를 강요받는 필수 인력의 사기 저하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공항 협회(ACI-NA) 역시 “정부 기능 정상화 없이는 공항 운영 효율을 담보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항공정책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한 달을 넘기면서 “관제 인력 공백·보안 검색 병목·정비 지연”이라는 세 갈래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대규모 허리케인·폭설 등 계절적 기상이변이 겹칠 경우, 비상대응 체계가 예상보다 빨리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편집자 주: 본 기사에 인용된 발언과 수치는 모두 로이터 통신이 2025년 10월 31일 보도한 원문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추가적인 추정·가정은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