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중국과의 합의가 성사될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는 7월 31일(현지시간) CNBC 경제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Squawk Box)’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2025년 7월 3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중국 측과 아직 기술적 세부 조항 몇 가지를 조율해야 하지만,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0% 마무리된 단계는 아니지만,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8월 12일로 예정된 관세 시한을 불과 열흘여 앞둔 시점에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수년간 상호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갈등(trade war)을 이어왔다. 초기에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 관세를,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125% 관세를 부과했으나, 최근 휴전 국면에서 각각 30%와 10% 수준으로 인하한 상태다.
주요 발언·맥락 정리
“중국은 강경한 협상가이며 우리도 마찬가지다. 스톡홀름에서 이틀간 이어진 대화는 매우 치열했지만, 합의 가능성이 크다.”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베센트 장관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어떤 최종 합의도 ‘본인이 직접 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베센트 장관은 “대통령 승인이 남아 있지만, 큰 틀에서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적 세부 사항’은 무엇인가
베센트 장관은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중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조율 대상 항목에는 관세 철폐 범위, 지식재산권 보호, 그리고 구매 목표(agricultural purchase targets)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출처: 인터뷰 맥락 내 언급*. 그는 “양국의 규제 체계와 법령 차이로 인해 법률 문안을 다듬는 작업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세부 사항이라는 표현은 국제 통상협상에서 법률 용어·관세 코드·원산지 규정·집행 메커니즘 등 실무적 과제를 지칭한다. 협상단이 잠정 합의한 뒤, 각국 정부가 이를 국내법과 절차에 맞춰 조율해야 최종 서명으로 이어진다.
관세 인하의 경제적 의미
애초 145%·125%의 초고율 관세는 공급망 비용을 급격히 상승시켜 양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물가 부담을 전가했다. 관세가 30%와 10% 수준으로 낮아지며 교역 재개 기대감이 커졌지만, 여전히 ‘무관세(0%)’ 시대와는 차이가 크다. 전문가들은 “관세 장벽이 완전 철폐되어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신뢰 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미국 내 제조업체들은 고율 관세가 가져온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높아졌다고 토로해 왔다. 중국 기업들 역시 미국 시장 점유율 하락과 기술 수입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맥락에서 무역 휴전은 양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안보 이슈: 이란·러시아와의 연계
미국 정부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고, 러시아에 군사적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해 왔다. 베센트 장관은 “이 부분 역시 협상에서 중요한 정치적 변수로 작용했다”고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 제재 조치나 유예 조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용어 해설: ‘트루스(truce)’란?
트루스(truce)는 전쟁이나 갈등 상황에서 잠정 휴전을 의미한다. 무역 갈등에서 트루스는 상호 고율 관세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고, 추가 경제 제재를 유보하겠다는 약속을 뜻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 A 씨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에 합의하더라도 이행 단계에서 신뢰 문제가 재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B 교수는 “외부 변수인 대만 해협·중동 정세가 합의 이행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자 또한 베센트 장관의 낙관론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올해 11월 미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편, 관세 철폐 여부는 글로벌 주식·채권·원자재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세가 완전히 제거될 경우, 무역량 확대에 따른 운송·물류·반도체·농산물 관련 종목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