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은퇴 준비 실태가 다시 한 번 통계로 확인됐다.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풀(Motley Fool)이 최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은퇴 계좌(401(k), 로스 IRA세후 납입·비과세 인출 개인은퇴계좌 등)를 보유한 비율은 약 66%에 달하나, 실제로 ‘은퇴 준비가 순조롭다’고 느끼는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중간값 기준 은퇴 저축액은 8만7,000달러, 평균값은 33만3,945달러였지만, 후자의 경우 극히 일부 고액 계좌가 평균치를 끌어올린 결과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으로 추가 저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지금 가진 자금을 더 효율적으로 불리는 것’이다. 즉, 장기간 보유할 만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변동성을 감수하되 위험은 과도하게 늘리지 않는 전략이 요구된다.
알파벳(Alphabet) — 압도적 플랫폼 파워
구글 모회사 알파벳(NASDAQ: GOOG·GOOGL)의 최고 성장기가 지났다는 평가는 시장에서 익숙하다. 검색 광고 단가(‘퍼클릭’ 요율)가 하락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분기 실적마다 우려가 뒤따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20년 2분기(코로나19 충격)를 제외하면 2013년 이후 분기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사업부의 흑자 전환으로 순이익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알파벳의 진정한 경쟁력은 두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검색 점유율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검색의 약 90%가 구글을 거친다. 둘째, 모바일 운영체제(OS) 지배력이다. 안드로이드(Android)는 전 세계 스마트폰의 74%에 탑재돼 있다. 이러한 저변이 광고·유튜브·클라우드 등 다각도의 수익원으로 트래픽을 유입시키는 구조다. 미 법무부가 추진 중인 크롬 브라우저 분리 매각 요구가 현실화하더라도, 알파벳은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타개책을 마련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팔로알토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 사이버 방패의 대표주자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가 존재하는 한 사이버 범죄도 사라지지 않는다. 사이버보안 업체 체크포인트(Check Point)는 2025년 1분기 전 세계 기관 한 곳당 주당 평균 1,925건의 공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는 같은 기간 DDoS(디도스) 공격이 3억 건을 돌파해 전년 대비 358% 급증했다고 전했다. 컨설팅사 가트너(Gartner)는 2027년 전체 사이버 공격의 17%가 생성형 AI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글로벌 사이버보안 지출이 2025년 3,000억 달러에서 2034년 8,800억 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거대한 수요를 가장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상장사는 시가총액 1,300억 달러의 팔로알토네트웍스(NASDAQ: PANW)다. 2024 회계연도 매출은 80억 달러로 여타 빅테크 대비 크지 않지만, 두 자릿수 성장세와 꾸준한 흑자 기조 덕분에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고 있다. 방화벽·클라우드·엔드포인트 등 전방위 솔루션 포트폴리오가 강점이다.
카바나(Carvana) — 파편화된 중고차 시장의 혁신
마지막으로 카바나(NYSE: CVNA)가 리스트에 오른다. 중고차 사업은 고성장 산업이 아니며,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2030년까지 미국 중고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3% 이하로 전망한다. 그러나 핵심은 성장률이 아닌 시장 구조다.
IBIS월드(IBISWorld)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내 중고차 딜러 수는 무려 149,002곳으로, 신차 딜러 1만7,000곳의 9배에 달한다. 소비자단체 컨슈머어페어스(Consumer Affairs)는 미국에서 연간 약 4,000만 대의 중고차가 팔리며, 이는 신차 판매량의 3배 규모다. 하지만 개별 딜러는 영세해 규모의 경제와 효율화가 어렵다. 카바나는 온라인 플랫폼·자동화 물류·콘택트리스 인수 인계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비효율을 정조준했다.
2013년 출범 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으나, 회사 측 추산 시장 점유율은 아직 1% 수준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된 만큼, 향후 수십 년간 점유율 확대만으로도 구조적 성장 여력을 보유한다.
투자 유의사항 및 참고 정보
모틀리풀 스톡어드바이저(Stock Advisor) 리서치팀은 별도 보고서에서 향후 초과수익 잠재력이 더 큰 10개 종목을 제시했으며, 알파벳은 해당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과거 넷플릭스(2004년 12월 추천)와 엔비디아(2005년 4월 추천)의 사례처럼, 1,000달러 초기 투자로 각각 63만6,628달러 및 106만3,471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2025년 7월 기준 스톡어드바이저 모델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1,041%로 S&P 500(183%)을 크게 능가한다.
필자 제임스 브럼리(James Brumley)는 알파벳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모틀리풀은 알파벳,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스, 클라우드플레어 지분을 보유·추천하며, 가트너와 팔로알토네트웍스도 추천 종목으로 포함한다.